중국·일본 대공세…수출산업 진짜 위기 온다

입력 2015-06-03 21:59
'우진우출(優進優出·우수한 제품 수입수출)'
중국 정부, 고부가 무역 전환 선언

R&D 확대 일본 기업, 엔저로 번 돈 미래 투자


[ 베이징=김동윤 / 도쿄=서정환 기자 ] 2000년대 중반부터 경고 차원에서 제기되던 한국 경제의 ‘샌드위치 위기’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가공무역에 주력하던 중국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무역전략을 전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또 세계시장에서 한국과 경합하는 일본 기업들은 엔저(低)라는 기회를 활용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의 지난 5월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여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10.9%)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4개월 연속 줄었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감소가 중국의 무역전략 변화와 맞물려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최근 한 좌담회에서 “중국의 무역전략은 ‘대진대출(大進大出)’에서 ‘우진우출(優進優出)’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공무역을 통해 최대한 많은 양을 수입·수출하던 기존의 무역전략을 폐기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수출 비중을 늘리겠다는 선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중뮌?이 같은 무역전략 변화로 대중국 수출의 절반가량이 가공무역 관련 원·부자재인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기업들은 엔저 덕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자 미래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5회계연도 주요 35개 상장사의 R&D 투자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2조7500억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성장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2~3년 뒤 더 강해지면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에 진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도쿄=서정환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