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한가 30% 시대④<끝>] "'상따' 못하는 시장환경"…스몰캡 리서치 경쟁력 중요해진다

입력 2015-05-28 10:32
[ 최성남·노정동 기자 ]
주식시장이 동상이몽(同床異夢)격 논쟁으로 시끌벅적하다. 다음달 15일부터 가격제한폭(상·하한가)이 두 배로 늘어나는데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드러나서다. 코스피시장의 가격제한폭은 1998년 12월 ±12%에서 ±15%로 확대된 지 17년 만에, 코스닥시장은 2005년 3월 이후 10년 만에 변화다. 금융당국은 동적·정적 '2중 가격안정화장치'로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에 직·간접투자자들은 두 배로 늘어난 손실 가능성에 고민이 깊어졌다. [한경닷컴]은 상·하한가 30% 시대를 맞이해 4회에 걸쳐 대응책을 찾아나서본다. [편집자주]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30%까지 확대되게 되면 주요 증권사의 스몰캡(중·소형주) 리서치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격제한폭 확대 이슈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가격 변동성 확대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코스닥 중소형주를 주로 분석하는 스몰캡 리서치의 '똘똘한 분석'이 변화된 증시 환경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상한가 빈도, 코스닥 종목 압도적…스몰캡 보고서 더 본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200(대형주)과 코스닥시장(중소형주)의 가격제한폭 도달 빈도는 코스피200의 경우 상한가 도달 종목이 단 1곳이라도 있었던 거래일이 33일이었던 반면 코스닥은 무려 245거래일로 나타났다.

하한가도 비슷한 빈도로 발생해 가격 급등락의 빈도수가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서 훨씬 많이 발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의 수혜가 현행 ±15% 도달도 버거운 대형주보단 중소형주 시장에서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재료의 주가 영향력과 차별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소형주 재료 발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가 하락보단 상승 쪽에 더 밀접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호재성 내용을 담고 있는 중소형주 분석보고서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투자자들이 호재의 경중을 따져 주가 모멘텀(상승동력) 정도를 판단하는 작업에 더 관심을 쏟을 것이란 얘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격제한폭 확대로 가치 지향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살피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가격제한폭의 확대로 인해 수익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지만 손실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시대에는 성장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庸?"중소형주의 시장 장악력이 최근 1~2년 동안 커진 상황이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중소형주 커버 애널리스트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상따·하풀 못한다…새로운 기술적 투자 기법 있나?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를 통해 끌어내려는 효과 중 하나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매 수요 개선'을 꼽고 있다.

현재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가격제한폭 ±15%인 시장에서 등락폭을 활용해 사용하는 투자 기법인 일명 '상따(상한가 따라잡기)' 등이 근절돼 올바른 투자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다.

'상따'는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유동성이 적고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만 골라 매수하는 기법으로 현행 15% 가격제한폭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꽤나 짭짤한 수익률을 거두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따와 더불어 인위적으로 상한가를 만들어 다음날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 다음 주식을 팔아 차익을 남기는 '상한가 굳히기'나 악재가 발생한 종목 주식이 하한가를 기록할 때 확인되지 않은 호재성 사실을 퍼트려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이른바 '하한가 풀기' 등의 기법도 횡행하고 있다. 최근 폭락세를 나타냈던 내츄럴엔도텍 등이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는 행태가 '하한가 풀기'의 좋은 예다.

하지만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중요해지면서 투기성 기법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15%에 주식을 담아 15%까지 오0?되면 30%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하루에 최대 60%까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손실률이 60%에 달한다는 얘기도 된다.

변준호 센터장은 "수익률과 손실률이 현재의 2배로 늘어나는 만큼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투자 행태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수익보다는 손실에 대한 대비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으로 판단하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환 스프링캐피탈파트너스 대표이사는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는 만큼 장중 단타성 매매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면서 "높아진 위험성으로 상한가에 임박한 종목을 상한가로 말아버리는 전략 등은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시장에서는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남·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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