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의 의미

입력 2015-05-25 20:44
OSJD 정회원 가입 조속히 성사돼야
철도기술 수출 늘리고 '철의 실크로드' 기대

최연혜 < 한국철도공사 사장 >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의가 내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25개국 3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다. 대부분 서울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다. 한국의 발전상과 철도 시스템의 면모를 알리고, 남북철도 연결이 남북한을 넘어 유라시아의 평화적 공동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절호의 기회다.

OSJD는 1956년 6월 옛 소련 국가 28개국이 설립한 철도협력기구로 철도 운임, 선로 배분권 등 철도 운영에 관련된 주요 안건을 결정한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이 기구의 회원국이 돼야 한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OSJD 가입에 공을 들여왔고, 코레일은 지난해 3월 제휴회원으로 우선 가입했다. 하지만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한 정회원 가입은 정회원국 중 하나인 북한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4월 제휴회원 자격으로 평양에서 열린 OSJD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회원국 대부분은 한국과 한국철도에 대해 생소해 했다. “서울이 평怜?비슷하냐”고 묻기도 했다. 한국 홍보를 위해 올해 OSJD의 국제물류분과 회의와 특별사장단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자고 그 자리에서 제안했고, 회원국들의 전폭적 지지로 채택됐다.

당시 채택된 OSJD 서울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필자와 러시아철도공사 사장이 공동의장을 맡아 ‘서울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OSJD 28개 국가가 철도망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국제철도 교역환경을 만들자”는 게 골자다. 특히 여기엔 남북철도 연결 필요성에 대한 공동 선언이 포함돼 있다.

서울회의를 통해 한국의 정회원 가입이 OSJD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과 대륙철도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전달되면 OSJD 회원국들이 북한을 설득할 것이다. 더 나아가 대부분 OSJD 국가는 아직 고속철도가 없고 철도시설도 낡아 한국 철도의 우수성을 보여주면 앞으로 철도 기술을 수출할 기회도 만들어진다.

부산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 연결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적 실천도구다. 코레일은 국정 철학과 국민적 염원을 주도한다는 사명감으로 남북·대륙철도 시대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최연혜 < 한국철도공사 사장 choiyeonhye@kor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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