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월째…작년보다 41.9% 증가
유가하락에 수출보다 수입 준 탓
내수부진에 '불황형 흑자' 해석도
[ 황정수 기자 ] 지난달 경상수지가 3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많이 줄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 3월 경상수지가 103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73억2000만달러에 비해 41.9%(30억7000만달러) 증가했다고 4일 발표했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37개월째 흑자행진 중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전년 동기 대비 커진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서다. 3월 상품수지 중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6.8% 급감한 383억6000만달러로 집계된 데 비해 수출은 495억7000만달러로 작년 3월보다 8.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1~3월) 전체를 봐도 수출은 작년 1분기보다 171억3000만달러(11.2%) 감소하고 수입은 246억달러(18.2%) 줄었다.
한국은행은 수입이 큰 폭 감소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원유수입액과 석유제품수입액의 지난 1분기 합계는 174억1000만달러로 작년 1분기(333억3000만달러)보다 159억2000만달러 줄었다”며 “1분기 수출에 비해 수입이 크게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유가 하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만으론 수입 감소와 경상수지 흑자행진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경상수지는 총저축에서 총투자를 뺀 수치와 일치하는데,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인 것은 총투자가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감소한 것은 유가 하락의 영향도 있겠지만 내수를 구성하는 투자와 소비가 개선되지 않은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경제성장이 정체돼 있을 때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와 소비가 저조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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