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작품은 스티븐 호킹과 협업"
[ 김보영 기자 ]
“영화 제작자의 상상력은 절대 실제 우주를 따라잡을 수 없어요. 그런데도 끊임없이 실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원칙은 있어요. ‘물리 법칙을 거스르지 않으면 뭐든 표현할 수 있다’는 거죠.”
지난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공상과학(SF)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자인 린다 옵스트 린다옵스트프로덕션 대표(65·사진)가 방한했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문화기술 포럼 2015’에 기조연사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강연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SF 영화를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만드는 데 매력을 느낀다”며 “관객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과학 교육’을 받는 효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옵스트 대표는 본래 로맨틱 코미디 전문 프로듀서였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2003) 등을 제작했다. SF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7년. 세계적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콘택트’를 제작하면서부터다.
“세이건을 만난 뒤 진짜 같은 SF 영화를 제작하려는 마음이 생겼죠. 세상을 미신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거요.”
세이건은 그에게 학계 최초로 웜홀 이론을 제안한 이론물리학자 킵 손 교수를 소개해줬다. 그 인연으로 인터스텔라 기획이 시작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지휘 아래 극비리에 촬영이 이뤄졌다. 손 교수가 자문을 맡아 놀런 감독, 감독의 친동생이자 작가인 조너선 놀런과 협업했다. 영화는 상대성 이론 등 과학 속 개념을 어떻게든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했다. 자문 과학자팀과 영화 제작팀 간 견해차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손 교수는 제작진이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할까 봐 걱정했어요. 놀런 감독은 영화적 상상력이 과학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이 문제는 단순한 원칙으로 풀어냈다. 물리학 법칙에 맞는 한 최대한 창작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원칙이다.
인터스텔라는 국내에서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옵스트 대표는 “한국은 과학기술이 발전했고 교육이 잘 이뤄져 SF를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과학 교육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남미에선 과학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손 교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협업하고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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