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 불안에 그리스 신용 강등…글로벌 불안 확산

입력 2015-04-30 08:53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불과 0.2%를 기록하고, 중국 성장률도 예상보다 낮은 7.0%에 머무르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부채에 휘청이고 있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등급 중에서도 8번째 등급인 'Caa2'로 강등되면서 부정적 전망은 더 힘을 얻고 있다.

엔화 약세 뿐만 아니라 미국 및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계속 이어질 경우 따른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가 벌이는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5∼6월 중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절정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당장 5월 만기인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지자체에 현금을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앞서 "협상 최종 기한은 2월에 합의한 대로 6월말까지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0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 중에서 8번째 등급이자 가장 밑에서 네 번째 등급인 'Caa2'로 한 계단 강등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그리스 정부가 기한에 맞춰 채무상환을 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탓?크다고 강등 사유를 밝혔다.

그리스의 디폴트가 그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유로존 국가들은 만약을 대비하며 그리스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그렉시트가 발생하면 그리스에서는 뱅크런과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민간기관의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통화가치 절하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유로존의 경우 대출금 회수가 불투명해지고 위기 전염 우려가 생기면서 일시적인 성장 후퇴가 예상된다.

그리스와 유로존을 제외한 지역의 금융시장은 적어도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사태와 별도로 미국경제는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0.2%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1% 정도로 전망했다는 점에서 0.2% 성장은 '쇼크'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정책, 특히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향후 세계 경제를 좌우할 초대형 변수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변경되면서 전세계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연준이 온는 6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심화하면서 수출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나자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관측이 많다.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중국 경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7.0%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추락했던 2009년 1분기(6.6%)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다.

물가지수 조작 등을 통해 GDP를 높였을 가능성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실제 성장률은 7%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경기도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제조업 경기도 부진의 늪에 빠져 있으며 중국 정부는 5∼6월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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