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복권의 사행성 조장 부작용 막아야

입력 2015-04-29 20:53
박병현 <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복권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 당첨자에게 행운을 줄 뿐만 아니라 판매 수익금이 공공의 목적 또는 소외된 이웃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쓰인다는 게 밝은 면이다. 어두운 면은 복권이 지니고 있는 사행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꼽을 수 있다.

복권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 예가 많다. 호주 랜드마크인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복권기금으로 설립됐으며, 예일대나 하버드대 같은 미국 명문대학들이 세워질 때 복권기금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는 1947년 런던올림픽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복권이 발행됐고, 6·25전쟁 직후에는 전쟁복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애국복권’이 발행되기도 했다.

복권에는 나눔의 의미도 있다. 로또복권 한 장값인 1000원 중 400원 정도는 공익사업에 쓰인다. 로또복권은 1년에 평균 3조원가량 판매되는데, 그중 1조5000억원 정도가 취약계층 복지 증진을 위해 쓰인다. 복권을 사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외계층을 위해 간접 기부하는 것이다.

복권의 어두운 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행성이나 중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복권의 사행성이나 중독봉?현저히 낮은 편이지만 정부가 시행하는 사업으로서 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 예산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권 구매자 역시 복권을 인생역전보다는 건전한 오락문화로 즐기면서 생활 속 기부를 실천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라고 하겠다.

박병현 <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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