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남 기자 ]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국내 조선업체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조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여전히 '중립'이 대다수이지만 대우증권은 6개월여 만에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한 매수 의견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16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유가가 하반기에 배럴당 60~70달러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해양플랜트 등 한동안 발주가 없었던 해양 부문에서 국내 조선사의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연중 최고치 WTI…IEA 올해 석유 수요 상향 조정
대우증권이 조선주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은 배경에는 유가 상승 기대가 반영돼 있다.
조선주의 주가는 국제 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유가가 내리면 글로벌 오일메이저 업체들이 해양 플랜트 발주를 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조선주 주가의 부진 배경에는 국내 조선 '빅3' 업체가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세계 해양플랜트시장에서 발주가 없었던 점이 주효하다. 국제 유가가 좀처럼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전망도 불확실했던 것.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을 전망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WTI는 3.10달러(5.8%) 오른 배럴당 56.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도 5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1.92달러(3.29%) 상승한 배럴당 60.3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시장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전월보다 9만배럴 상향 조정한 9360만배럴로 높였다. 이는 지난해 수요보다 110만배럴 높은 수치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국제유가는 60~7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며 장기적으론 90달러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유조선·컨테이너선 등 상선 발주에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기대까지"
증시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해양 플랜트 발주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상선 부문에서 수주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조선업체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조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발주가 본격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시적으로 수주 기대감이 높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해상 물동량이 貂′?것이란 전망이 컨테이너선 등 발주에 긍정적 요인"이라며 "글로벌 무역에서 해상을 이용하는 비중은 76%로 절대적으로 높은데 세계무역기구(WTO) 등은 글로벌 경기가 점차 살아나며 세계 무역 증가율이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TO는 올해 세계 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3%로 하향 조정했지만 2014년(2.8%)대비로는 2015년 전망치가 높고 2016년을 4.0%로 전망했다. 무역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 선박 발주에서도 선종별로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비중 증대가 뚜렷하다.
주요 선종들의 발주 비중을 척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4년에는 벌크선이 724척 발주로37.1%의 비중으로 가장 높았지만 올해 4월 현재까지는 벌크선의 발주 비중이 9.8%로 낮은 상황이다.
올해에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발주 비중이 각각 37.4%와 16.6%로 작년 17.3%와 7.4%대비 높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해 1분기에 전 세계에서 발주된 유조선 60척 가운데 43척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수주량 측면에서 크게 앞지르고 있는 주요 근거가 컨테이너선 등 한국 조선소가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선종들의 발주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中 조선사 제친 국내 조선사…주가 상승 잠재력 50% 이상"
중국 조선주 대비 저평가돼 있는 국내 조선업체의 주가 수준도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성기종 애널리스트는 "지난 1년간 중국 조선사와 한국 조선사간 주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면서 "최근 한 달 동안은 더욱 차별화된 현상을 보이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격차가 약 5~6배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애널리스트는 "해양플랜트 투자가 급감했지만 조선 시황은 양국이 같은 상황이며, 오히려 2015년 유망 선종 수주는 한국 조선사에 더욱 유리한 상황이라 중국 조선주 대비 국내 조선업체의 주가 반등 탄력이 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조선사의 경우 PBR 1.0배 수준만 적용하더라도 주가 상승 잠재력은 평균 50% 이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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