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시공간 초월한 'IoT 시대' 앞당긴다

입력 2015-04-09 07:10
원격 의료부터 가상현실까지…
미래 ICT산업 키울 필수 인프라
2년내 서비스 지역 90%로 확대


[ 이호기 기자 ]
고화질(HD) 영화 한 편(1.2GB)을 단 10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기가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기존 초당 100메가비트(Mbps)급 초고속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10년이 채 안돼 그보다 10배 빠른 인터넷이 등장한 것이다. 기가 인터넷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융합산업의 성장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기가 인터넷, 스마트 경제의 핵심

기가(Giga)는 100만을 의미하는 메가(Mega)의 1000배인 10억(10의 9승) 단위를 가리킨다. 컴퓨터가 전송하는 정보의 최소 단위는 비트(bit)다. 즉 1Gbps는 초당 10억 비트를 전송하는 속도다. PC에서 데이터를 기록하는 기본 단위인 1바이트(Byte)는 8비트로 구성된다. 1Gbps는 곧 초당 125MB의 전송 속도로 환산된다. 1.2GB 크기의 1시간짜리 HD 화질(1280×720) 동영상을 10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는 이론상 최대 수치다. 실제로는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대개 초당 100MB 안팎의 속도를 낸다. 특히 앞으로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IoT 시대에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융합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에너지·안전 등 IoT를 기반으로 한 사회 시스템의 지능화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홀로그램, 가상 현실 콘텐츠, 원격 의료 및 교육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미래형 서비스가 그것이다.

기가 인터넷은 이를 위한 발판이자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로 꼽힌다. 네트워크 장비 전문 글로벌 회사인 시스코는 지난해 70억대의 모바일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됐으며 2018년 102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가 인터넷 전쟁 ‘격화’

전 세계적으로도 기가 인터넷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올해까지 주마다 적어도 1개 이상의 기가 인터넷 공동체를 구축하는 ‘기가 시티 챌린지(GC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구글 AT&T 타임워너 등 대기업까지 망 구축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영국과 호주도 정부 주도로 각각 2024년, 2020년까지 전국에 기가 인터넷 보급을 완료하겠다며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케이블방송 업계도 기가 인터넷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경쟁적으로 기가 인터넷 신상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케이블방송 업계도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도 현재 20%대에 불과한 기가 인터넷의 인구 커버리지 비율을 2017년까지 90%까지 높이는 목표를 세우는 등 지원에 나섰다.

기가 인固鳧?소비자 편익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홍재 아주대 교수가 기가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가 인터넷으로 기존 인터넷과 동일한 작업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7.9%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사용 시간 절감은 하루 평균 1.47시간으로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월 25만원, 연간 300만원 수준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기가 인터넷 사용자들은 그만큼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2020년까지 기가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전체 소비자 편익은 62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확산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소비자 편익은 46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