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팔다니"…중소기업 '자사주 딜레마'

입력 2015-04-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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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기자 ] “다시는 직원들에게 주식 안 줄 겁니다. 직원들 기 살리고 애사심도 높일 겸 큰 결정을 한 건데 대다수가 팔아버렸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때의 서운함이란…. 지금 우리 주가는 5배 이상 뛰었습니다.”

오진수 삼화페인트공업 대표는 자사주만 떠올리면 씁쓸하다. 사연은 이렇다. 이 회사는 2012년 직원들에게 성과격려금 차원에서 자사주 19만716주(8억5154만원어치)를 지급했다. 당시 주가는 3000원 수준. 하지만 대다수 직원은 1년간의 의무보유기간이 끝나자마자 주식을 팔았다. 한 직원은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건 잘 알지만 당장 돈이 필요하다 보니 주식을 묻어두고 기다리기엔 마음이 조급했다”고 설명했다.

삼화페인트 외에도 인센티브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적지 않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다. 인포뱅크는 최근 포상금 차원에서 자사주 8722주(5300만원어치)를 지급했다. 대교는 2009년부터 성과가 우수한 직원과 학습지 직원인 눈높이교사에게 자사주로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구영테크 역시 애사심 증대 차원에서 자사주 지급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회사 경돝坪?생각과 달리 직원들의 자사주 보유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중소·중견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한몫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부분 기업이 ‘자사주 딜레마’를 한 번쯤 겪는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자사주를 처분하는 걸 안타까워하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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