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능의 '小物 인터넷'이 사물인터넷 지평 넓힌다

입력 2015-03-06 07:00
LGERI 경영노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은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된다. 요즘 사물인터넷이라는 명칭으로 출시되고 있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크게는 자동차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폐쇄회로TV(CCTV) 등 카메라, 숟가락(손떨림 보정, 리프트웨어), 젓가락(유해 음식 판별), 유리컵(칼로리 및 음료량 측정) 등과 같이 단순 정보를 다루는 소물(small things)들이다. 사물인터넷이 향후 지금까지 연결된 적이 없는 99%의 물리적 개체들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사실상 소물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소물이 처리해야 할 정보는 컴퓨터, 스마트폰과는 확연히 다르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쿼드코어 등의 강력한 두뇌가 필요하진 않다. 저성능이어도 충분히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저성능의 소물 연결 환경은 기존까지의 사물인터넷과는 다른 새로운 연결로 소물인터넷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물인터넷이 진화하면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몇 가지 색다른 특징이 있다.

첫째 ‘소물을 위한 앱’이 출시되고 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블루스마트(bluesmart)라는 여행용 가방은 가방의 위치 추적, 원격 잠금 등이 가능한 제품이다. 도난 등을 대비해 사용자와 멀리 떨어지면 알림 기능도 제공해 준다. 자동으로 가방 무게도 잴 수 있다. 가방 무게 자동 측정기능은 소비자와 항공사 모두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짐을 부칠 때 일정 무게 이상이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소비자들은 손쉽게 짐 무게를 잴 수 있어 불필요한 짐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항공사도 짐 무게를 측정한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 받아 체크인 과정을 좀 더 간소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미국 내 국내선 탑승자들은 셀프 체크인 기기를 활용해서 직접 체크인하고 가방만 직원에게 맡겨 무게를 재는 경우가 많다. 이미 항공 규정의 승인을 받은 블루스마트가 항공사에 채택된다면 탑승자가 직접 모든 체크인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무인 체크인을 구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소물 전용망 서비스’ 사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소물인터넷 전용망을 제공하는 프랑스 기업인 시그폭스는 “일반적인 모바일 망은 일반 사용자들이 전화를 하거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를 지원하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소형 배터리의 저성능 컴퓨터로 구동되는 사물들을 위한 전용망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그폭스는 저전력으로 저렴하게 많은 기기를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구한다. 그래서 시그폭스는 비허가 주파수 대역대를 사용하며 하루에 최대 12바이트짜리 메시지를 140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기기당 연간 1달러에서 12달러 사이의 저렴한 요금제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시그폭스는 직접 망을 구축하기도 하지만 협력을 통해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망을 확보하기도 한다.

셋째, 소물인터넷에서는 ‘클라우드가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그중 가장 주목 받는 서비스의 하나로 사물인터넷용 트위터로 알려진 오픈센서즈(opensensors)가 있다. 이 서비스는 사물들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저장하고 그 데이터를 필요한 사람 또는 사물에 전송한다.

마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특정 관심사 또는 관심 인물을 팔로윙하면 정보가 전달되는 것처럼 이곳에서 특정 관심 정보를 팔로윙하면 데이터가 전달된다. 이처럼 소물인터넷은 새로운 가치 사슬을 생성하며 사물인터넷의 지평을 넓혀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동형 <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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