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쿠웨이트 등 중동 4개국 방문으로 중동지역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사절단에 116명의 경제인이 포함된 것부터가 그렇다. 경제협력 여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제2 중동붐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중동이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갖는 각별한 의미는 1970년대 오일쇼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일쇼크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추진하던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에너지 조달의 어려움과 함께 큰 폭의 무역적자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중동 산유국들이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경제개발계획에 착수하자 곧바로 중동 건설붐을 일으켰다. 중동 해외건설을 ‘수입유발 없는 대규모 외화획득원’으로 보고 발상의 전환을 했던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좀체 활력을 찾지 못하는 우리 경제로서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지금 중동은 그동안 축적된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포스트오일시대를 대비해 산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플랜트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가뜩이나 셰일혁명으로 중동 산유국의 지위가 흔들리는 판국이어서 중동 산유국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여느 때보다 더하다. 여기에서 한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건설시장 확대 말고도 개척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원전만 해도 지난 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건설을 수주한 데에 이어 이번에는 사우디에서 스마트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병원을 운영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친다고 한다. UAE만 해도 매년 2조원 이상을 의료관광에 쓰지만 한국 점유율은 1%도 안 된다. 병원을 중동시장 개척의 한 축으로 활용할 만하다. 그외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주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올해는 중동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2 중동붐을 선도할 새로운 경제협력의 틀을 짜자.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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