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신차] 부드러운 곡선 외관…핸들 잡으면 미국車의 웅장함 느껴

입력 2015-02-27 07:00
시승기 - 올 뉴 크라이슬러 200


[ 정인설 기자 ]
육중한 덩치의 터프 가이를 생각하다 부드러운 도시 남자를 만났다고나 할까. ‘올 뉴 크라이슬러 200’의 첫인상이다. 대형차인 300과 그랜드 체로키만 떠올리다 200을 봤을 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크라이슬러 특유의 직선 이미지는 간 데 없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탈바꿈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크라이슬러의 차인지 모를 정도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만난 지 올해로 6년째다. 2009년 처음 자본 제휴를 시작해 작년 1월 피아트가 크라이슬러 지분 100% 인수를 마무리했다. 그로부터 9개월 뒤 회사 이름도 FCA(FIAT Chrysler Automobiles)로 바꿨다. 연인으로 시작해 이제 한 집에서 사는 가족이 된 것이다. 결혼하면 남편 성을 따르는 미국 관례대로 개명도 했다.

물리적 합병이 끝난 뒤 화학적 합병을 본격화하고 있는 FCA의 상황이 올 뉴 200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직선만 고수하던 크라이슬러의 고집이 사라졌고 소형차만 잘 만들면 된다는 피아트의 신념도 꺾었다.

전통적인 막대 형태의 변속기 레버만 사용하던 크라이슬러 전통 대신 유럽형 전자식 로터리 형태의 변속기 레버를 썼다. 지난해 올 뉴 체로키로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사실을 알렸다면 올해엔 올 뉴 200으로 “우리 너무 잘 살고 있어요”라고 자랑하고 있다.

일등공신은 알파 로메오다. FCA의 고급 브랜드인 알파 로메오의 플랫폼을 크라이슬러 세단에 적용한 첫 작품이 올 뉴 200이기 때문이다. 덩치 큰 미국인에게 세련된 이탈리아 옷을 입혀 이미지를 확 바꿨다.

그렇다고 올 뉴 200에서 미국 차 느낌을 완전히 없앤 건 아니다. 부드러운 유럽 차의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몰아보면 묵직한 미국 차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워즈오토가 극찬한 인테리어도 이탈리아 집을 연상시키지만 핸들을 잡으면 미국 차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올 뉴 200은 이전 모델인 1세대 200과는 완전히 다른 차다. 차체부터 파워트레인, 디자인까지 이름만 빼고는 다 바뀌었다. 거금을 들인 효과를 봤다. FCA는 10억달러를 들여 미국 미시간주 스털링하이츠에 첨단페인트 공장과 자동화 차체 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이곳에서 올 뉴 200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뒤 다음으로 찾은 곳이 한국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한 셈이다. 글로벌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나 도요타에 대적해야 하는 만큼 FCA의 입장에서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온 것이다. 3000만원대라는 가격 경쟁력도 갖췄는데 적진이나 마찬가지인 한국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주목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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