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 금융수장들이 해야 할 일

입력 2015-02-24 20:44
수정 2015-02-25 05:27
"내수진작·일자리창출 핵심인 금융
규제틀 새로 짜 금융부실 차단하고
M&A 시장기반 확충에 노력해야"

오정근 < 건국대 특임교수 韓經硏 초빙연구위원 joh@keri.org >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관장하는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교체됐다.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의 경영자율성 존중과 규제개혁을 통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관행적인 종합검사 폐지 등 검사·제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금융감독 쇄신방향을 발표했다. 새로 임명된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금융규제 완화와 금융개혁의 차질 없는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대체로 올바른 방향이다. 아울러 새 금융수장들이 풀어야 할 금융부문 과제를 몇 가지 더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낙후된 한국 금융산업의 질적 제고를 꾀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한국금융산업 경쟁력이 세계 80위로 아프리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중국, 일본 자본이 매물로 나온 한국 금융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내수산업을 육성하고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핵심적인 분야가 금융산업이다. 싱가포르의 예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殮?대두되고 있는 인터넷·모바일금융과 핀테크(금융+기술) 산업 육성이 중요하다. 금융위도 최근 정보기술(IT)·금융 융합 지원방안과 핀테크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금융산업에서도 한국이 뒤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등에 비해 10여년은 뒤진 인터넷·모바일금융과 핀테크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발표내용만으로는 미흡하다.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다.

셋째, 금융산업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규제임은 주지하는 바다. 두 신임 금융수장들이 이구동성으로 규제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한국 금융산업이 얼마나 많은 규제 속에 갇혀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규제개혁이 요청된다. 그러나 규제개혁 한다고 해서 건전성 규제감독까지 느슨하게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규제감독 트렌드는 그물망식 임점 검사감독에서 건전성 규제감독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미래지향적인 건전성 규제감독 결과 부실징후가 보이면 적기에 시정토록 해 금융부실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새로운 인터넷·모바일금융 시대에 부응하는 금융감독 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넷째,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 금융당국의 당면과제 중 하나다. 가계부채가 한국은행 금리정책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지만 가계부채는 금융당국의 문제다. 초저금리 하에서는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를 통해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 135%였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5%까지 하락해 가계소비를 진작시키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국민행복기금에도 불구하고 이 비율이 143%에서 161%로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섯째, 지난해 STX, 동양, 동부, 팬택 등의 부실과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지난 수년간 경기부진 결과 부실이 증가한 더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적기 구조조정으로 은행부실의 과도한 증대를 방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다 많은 구조조정이 시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수합병시장 사모펀드 육성 등 시장기반을 확충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창조경제는 역동적인 창조금융 없이는 불가능하다. 코넥스시장 육성 등 많은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벤처캐피털 육성 등 창조금융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고객 예금을 이용한 안정적 대출이 주업무인 은행이 고위험 기술금융을 과도하게 하면 부실증대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오정근 < 건국대 특임교수 韓經硏 초빙연구위원 joh@keri.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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