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세뱃돈으로 묻어둘 주식 없나

입력 2015-02-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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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형석 기자 ]
설 명절에는 지갑이 호강하기 마련이다. 직장인들은 설 상여금과 연말정산을 통한 세금 환급금이 손에 들어온다. 불경기와 늘어난 세금 탓에 예년보다 액수가 줄었다고는 해도 평달에 비하면 월급봉투가 두툼하다. 어린이들도 설이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친척들에게 받은 세뱃돈이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인다.

예년 같으면 명절에 생긴 여윳돈을 아무 고민 없이 은행 통장에 넣었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저금리 기조로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까지 추락한 탓이다. 살 만한 종목이 쉽게 눈에 띄지 않음에도 주식시장 쪽으로 눈길이 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를 마음 먹었거나, 자녀에게 주식을 사줄 생각이라면 저평가 가치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간에 2~3배 오르는 종목을 찾기는 어렵지만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오르는 ‘우보천리(牛步千里) 종목’은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발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플러스 수익을 낸 종목은 우선주 9개를 포함, 60개 종목이다. 이들 종목의 대부분은 중소형주였으며 삼립식품, 광동제약처럼 슈퍼마켓에서 늘 볼 수 있는 소비재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틈새시장이지만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가진 업체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건물과 부동산이 많은 업체 역시 주가가 탄탄하게 움직였다.

철저히 배당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맥쿼리인프라, 맵스리얼티1 같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관련주들의 지난해 시가 배당률은 5%대에 달한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다 해도 배당만으로 은행 이자의 2배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는 종목들이다. 투자 기간을 6개월~1년 정도로 잡고 있다면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분기나 4분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거나 순이익이 급증한 종목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