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엇갈린 주가…호텔신라 '환호' 이마트 '씁쓸'

입력 2015-02-12 21:31
수정 2015-02-13 04:24
매장 면적 줄었어도 알짜 챙겨…호텔신라 '환호'
처음 진출했지만 임차료 부담…신세계조선호텔 최대주주 이마트 '한숨'

술·담배 판매 구역 차지…호텔신라 상승세

年 1000억대 임차료 부담
신세계조선호텔 최대주주 이마트 장중 2% 하락도


[ 이고운 기자 ]
연매출 2조원대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둘러싼 유통업계의 ‘입찰 전투’가 끝나면서 12일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매장 면적은 ‘반토막’으로 쪼그라든 반면 술과 담배 등 인기품목 사업권을 새로 따낸 호텔신라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조선호텔을 통해 인천공항 면세점에 처음 입성하는 성과를 거뒀으면서도 임차료 부담이 클 것이란 우려 탓에 힘을 받지 못했다.

◆환하게 웃은 호텔신라

이날 호텔신라는 전날보다 3.9% 오른 10만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호텔신라는 지난 11일 결과가 발표된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경쟁입찰에서 8개 구역(중소·중견기업 대상 구역 제외) 중 3개 구역을 따냈다. 오는 9월부터 5년간의 사업권이다. 화장품, 패션·잡화와 더불어 새로 술, 담배를 판매할 자격을 얻었다. 대신 전체 매장 점유 면적은 3501㎡로 현재 운영 중인 매장면적(7597㎡)의 반 이하로 줄어든다. 탑승동 구역(4953㎡)과 루이비통 매장이 있는 구역(2066㎡) 등 현재 운영 중인 구역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면적은 대폭 줄었지만 실속은 챙겼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성진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탑승동은 비행기를 타기 직전이라 쇼핑 시간이 부족한 유동인구가 대부분인 반면 술·담배 판매 구역의 평당 매출은 탑승동에 비해 6배 이상 높아 알짜배기”라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루이비통이 입점한 구역 매출도 2년 전에 비해 40% 줄어든 600억원대로 과거보다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임차료 부담이 줄어든 것도 호재로 지목됐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에서 연간 2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면적 감소로 매출은 14% 정도 줄겠지만 임차료 역시 감소할 전망”이라며 “인기품목인 담배와 주류 매출이 잘 나와줄 경우 흑자전환할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임차료 부담에 이마트 지지부진

인천공항 면세점의 한 개 구역에 신규 진입한 신세계조선호텔의 최대주주(지분율 98.78%)는 이마트다. 이날 이마트는 전날보다 0.69% 하락한 21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2.3%까지 하락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마트 주가의 부진은 인천공항 임차료 우려 때문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이 들어가게 될 구역의 최저 입찰가는 799억원. 그러나 최저 입찰가보다는 많은 금액을 써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증권사들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임차료가 지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013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김해공항 면세점에서도 연간 641억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점 부문의 이익이 악화돼 이마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실적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우려다.

다만 수익성이 공항 면세점보다 좋은 서울 시내의 면세점까지 추가로 진출할 경우 이 같은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천공항 진출이 오는 6월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의 입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대형마트 부문의 성장동력이 약해진 이마트가 면세점 사업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호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서 가장 넓은 면적(8849㎡)을 따낸 호텔롯데는 지분 99% 이상을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보유하고 있어 한국 증시에는 뚜렷한 관련주가 없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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