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핀테크株 유망, 3D프린팅도 담아둘 만

입력 2015-01-26 07:02
연초 증시서 꿋꿋한 신기술 테마주는

정책 수혜 핀테크株
다음카카오 이달 19% 껑충…KG이니시스·다우데이타 급등

사물인터넷도'맑음'
정부, ICT에 7000억원 지원…12월이후 관련株 34% 치솟아

작년 부각됐던 전기차·태양광, 低유가 '유탄' 맞고 하락세


[ 강지연 기자 ]
상품화로 본격 이어지지 않은 신기술 테마주들은 ‘정부 정책 수혜주’일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매년 바뀌는 정부 정책이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주가 명암도 갈린다. 올해 주도권을 먼저 잡은 것은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금융+기술) 관련주들이다. 반면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던 전기차와 태양광, 로봇 관련주들은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핀테크株, 정책 날개달고 ‘飛上’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최근 두 달간 주요 신기술 테마주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핀테크 관련주들이다. 평균 39.5% 급등했다. 특히 이달 들어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15일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들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핀테크산업에 올해 2000억원 이상 지원하기로 한 덕분이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결제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어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다음카카오는 이달 들어서만 19.3% 급등했다. KG이니시스와 다우데이타 등은 최근 두 달간 주가가 60~70% 뛰었다. 핀테크산업의 출발점으로 거론되는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한 키움증권도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은행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고정비 감축 등 저비용 구조 덕에 기존 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어느 선까지 금융업무를 허용할 것인가와 금산분리 완화 여부가 주가의 연속성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했다.

사물인터넷 “투자매력 더 크다”

사물인터넷은 핀테크와 함께 주요 증권사들이 꼽은 올해 가장 주목해볼 만한 유망 테마다.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에 7000억원 넘게 지원하기로 한 정부 정책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도 꼽힌다. 관련주들의 주가는 작년 12월 이후 두 달간 평균 34% 치솟았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핀테크는 인허가 등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산업인 반면 사물인터넷은 이미 출발선에 섰다”며 “핀테크보다 사물인터넷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를 미룬 ‘아이워치’의 사물인터넷 기능을 강화해 선보이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층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장비 등 사물인터넷에서 파생되는 산업 분야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물인터넷 기능 구현을 위해선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센서나 칩, 후공정 업체들 중에선 주가가 아직 저평가돼 있는 종목들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간편결제가 늘고 온라인 대출 등이 활성화되면 개인정보 보호나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며 핀테크에서 파생될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전기차·태양광, 유가 하락 ‘유탄’

3차원(3D)프린팅, 바이오, 모바일 게임 등은 신기술 테마주 내 ‘스테디셀러(장기간 꾸준히 잘팔리는 상품)’로 꼽힌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 3D프린팅 시장 규모는 2013년 30억7000만달러에서 2016년 70억달러, 2020년 210억달러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주들은 연말연초 신작 게임 출시가 집중되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바이오주들은 미국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로 상승세를 재개했다.

반면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던 전기차와 태양광,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로봇 관련주들은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 잇따르면서 로봇 관련주 주가는 평균 13% 하락했다. 전기차(-2%)와 태양광(-7.8%) 관련주는 국제 유가 하락의 유탄을 맞았다. 연료비가 줄어들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있고, 태양광 설비 수요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기술 관련주들은 펀더멘털(실적)보다 투자심리에 주가가 좌우되는 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뚜렷하게 실적을 내지 못하는 종목들은 주가가 오른다고 무작정 추격 매수하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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