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명예 위해 아등바등 살다가 허둥지둥 떠나시겠습니까

입력 2014-12-22 07:03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79>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달라이 라마가 이런 얘기를 했다. “사람들이 참 놀라운 건 돈을 버느라 건강을 잃고, 그 건강을 회복하느라 돈을 쓴다는 것이다.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잊어버리는데 결국 현재도 미래도 살지 못한다. 사람들은 마치 평생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죽을 때는 제대로 한 번 살아보지도 못한 것처럼 죽는다.”

겨울 기운이 완연하다 싶더니 어느새 12월, 2014년의 끝자락에 와 있다. 한 해를 제대로 잘 살았는지, 지금까지 인생을 그럭저럭 괜찮게 살아왔는지 반추하게 되는 때다. 살면서 큰 사고나 암처럼 심각한 질병을 경험한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종종 이런 말을 한다. “그동안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는지 모르겠어.” 우리는 어쩌면 돈, 명예, 성공을 위해 아등바등 살다가 허둥지둥 이 세상을 떠나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렵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불길하게 여기고 얘기하길 꺼린다. 그러나 삶이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순간이 아름다워야 하고 후회가 없어야 한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이 세상을 보기 위해 긴 시간을 준비하듯, 죽음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보고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죽기 전에 꼭 챙겨야 할 것들을 살펴보자.

첫째 죽음을 정의해 본다. 예컨대 죽음은 ‘되돌아가는 것’이라든지, 안식처 정리 안타까움 혹은 새로운 시작 등 나름대로 죽음의 의미를 해석해 본다.

둘째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현한다.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셋째 나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 본다. 내 장례식에 어떤 사람들이 올지, 장례식은 어떤 풍경이기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본다. 장례를 치를 때 내 뜻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평소 원하는 장례식 모습에 대해 얘기해 둔다.

마지막으로 죽을 때 누가 나를 마중 나올지 생각해 본다. 생사학(生死學) 분야의 석학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가 수많은 근사(近死)체험 환자들과 인터뷰한 결과 죽음에 임박한 순간 내가 사랑했던 대상 중 먼저 죽은 이의 영혼이 강 건너편에서 마중 나온다고 했다(저서 <사후생(死後生)> 참조). 죽기 전에는 진위를 확인할 길이 없지만, 과연 나는 누가 마중을 나와 줄까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껏 사랑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면 지금부터라도 열렬히 사랑하자. 많이 사랑할수록 마지막 가는 길이 덜 외로울 테니까.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