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이번 사태를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전날 조현아 전 부사장을 포함해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 명에 대한 통신자료 압수수색 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을 추가로 발부받았다.
검찰은 수사 초기에도 통신기록을 압수했지만, 이번에는 사건 발생 직후인 6일 이후부터 최근까지로 기간을 더 늘려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신기록 압수 대상 인원도 더 늘렸다.
영장을 통해 발부받은 통신자료에는 시간과 날짜 등 통화기록이 자세히 기재돼 있다.
검찰은 이날 대한항공 객실담당 A상무를 참고인 자격으로 재소환해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경위와 거짓진술, 회유 등을 했는지를 강도 높게 조사했다.
A상무는 박창진 사무장이 국토부 조사를 받을 때 19분간 배석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대한항공에 대한 '봐주기 조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대한항공 차원에서 사무장과 승무원을 상대로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회유한 정황 등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통신기록과 임원들의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조 전 부사장이 전 과정을 실시간 또는 사전·사후에 보고 받았는지를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전날 검찰에서 12시간가량 조사를 받으면서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들이 거짓진술 요구 등을 한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혐의 등에 대해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강 수사를 통해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조 전 부사장이 이를 보고받은 것이 입증되면 사전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피의자 신문은 끝났지만 보완할 부분이 있어 수사 중"이라며 "영장 청구 여부나 시기에 관해 결정한 부분은 없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피의자는 조 전 부사장 1명이지만, 조직적인 증거인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A상무를 포함한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축소 등 증거인멸에 대해 처음부터 계속 수사 중이었고, 어제 피의자 신문을 할 때 조 전 부사장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개입했는지 물어봤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 확대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의 부실 조사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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