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자동차 결산 (상)] 완성차업계 뒤흔든 올해 뉴스 … 현대차 도요타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입력 2014-12-03 10:38
2014년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크고 작은 뉴스가 많았다. '연비 과장' 논란은 업계를 강타했다. 현대자동차는 싼타페의 연비 부풀리기 의혹이 커지자 국산차 업계 최초로 소비자 보상을 실시했다. 현대차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을 둘러싼 후폭풍도 거셌다. 수입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은 자동차업계의 올 한 해를 결산했다. <편집자주>




◆ 국토부-산업부 연비 갈등, 부처간 밥그릇 싸움

'국토부 말을 믿어야 할지, 산업부 말을 믿어야 할지…'

올해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연비 과다표시' 논란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적합 판정을 내린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등 일부 차종에 한해 국토교통부가 연비 표기가 잘못됐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한 것. 자동차 연비를 둘러싼 국토부와 산업부의 밥그릇 싸움에 정부 검증만 믿었던 제조사는 피해를 봤다.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뒷말만 남겼다.

국내에서 자동차 연비 오차가 민감한 이슈로 부각된 배경은 현대·기아차 13개 모델이 북미 시장에서 연비 과장 판정을 받고 벌금을 물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연비 검증 방식과 기준 등 사후 관리를 국토부가 일원화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일단락됐다.

◆ 싼타페 연비 보상…국산차업계 첫 사례

지난 10월 현대차는 '연비 과장' 논란을 일으킨 싼타페 총 14만 대에 한해 560억 원(1인당 최대 40만 원)에 달하는 자발적 보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연비 표기도 기존 14.4㎞/ℓ에서 13.8㎞/ℓ로 하향 조정했다. 완성차 회사가 자발적으로 연비 보상에 나선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현대차의 이런 결정은 국토부가 싼타페 연비 조사 후 '부적합' 판정을 내린 데다 일부 소비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연비 부당 광고 집단소송'을 내는 등 논란이 이어진 것을 감안한 조치였다. 한국GM도 준중형 크루즈의 연비가 다소 부풀려졌다며 국토부에 자진 신고했다.

◆ 현대차 한전부지 고가 매입 논란과 주가 하락

재계 1,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쟁탈전은 현대차의 승리로 끝났다. 현대차그룹은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 원의 입찰가를 써내 한전 땅을 품었지만 곧바로 현대차 3형제(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주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현대차그룹은 배당 확대 계획, 자사주 매입 등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한전부지 베팅 논란에 대해 현대차는 곳곳에 흩어진 30여개 계열사를 통합하는 신사옥과 자동차 테마파크 건립이 절실히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제조업계 통상임금 스트레스…노사관계 악화

완성차 등 제조업 분야는 통상임금이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됐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안을 수용한 한국GM과 쌍용차는 무파업으로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반면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임금체계를 바꾸기로 한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는 노조 파업에 생산 차질을 빚는 등 진통을 겪었다.

앞서 지난해 3월 현대차 노조원 23명은 서울중앙지법에 사측을 상대로 상여금과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소급분을 지급하라는 대표 소송을 냈다. 현대차 노사는 올 임단협 과정에서 통상임금 확대 안건은 법원 판결에 따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통상임금 1심 선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줄 경우 현대차 5조 원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첫 해에만 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의 경우 부산공장 근로자 16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 환율 공포 현실화…현대·기아차 수익성 하락

환율 악재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3분기 중 1020원 대로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 영향에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나 깎아먹으면서 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10%대를 웃돌던 영업이익률도 7%대로 미끄러졌다.

반면 엔저 효과로 여력이 생긴 일본차 업체들은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도요타자동차는 2014회계연도(올 4월~내년 3월) 순이익을 2조 엔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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