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벤처투자로 두마리 토끼 잡자”…지자체, 벤처펀드 조성 ‘열풍’

입력 2014-12-02 18:57
부산·대전·대구시 등 잇단 맞춤형펀드 조성...지역경제 활성화, 수익창출 노려


이 기사는 11월27일(05: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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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벤처펀드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각 지역 특색에 맞게 설계된 '맞춤형 펀드'에 투자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와 '수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다.

2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25일 세계 최대 영화관 업체인 중국 완다그룹과 공동으로 2000억원 규모의 한중영화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펀드는 양국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영화에 주력으로 투자하게 될 예정이며 국내 운용사인 TGCK파트너스가 운용한다.

이에 앞선 21일 대구시는 삼성그룹과 함께 '삼성벤처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하고 대구경북 초기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공동으로 20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지난 19일 모태펀드와 공동으로 215억원 규모의 문화산업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투자대상은 매출 10억원 이하 또는 종업원 10명 이하의 문화콘텐츠 생산기업이다.

이밖에 전남·북, 경남·북, 강원도 등의 지역에서도 지자체가 중심이 된 벤처펀드를 운용중이거나, 조성을 추진 중이다. 농촌지역 특성을 살려 농식품모태펀드와 손 잡고 펀드를 만드는 지자체도 있다. 안동시는 지난해 말, 충북 진천군은 올 8월 각각 100억원 규모의 '6차산업펀드'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다.

지자체들이 최근 벤처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 때문이다. 펀드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뒤 일부자금을 해당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자체 입장에선 다른 투자자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하기 때문에 레버지리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투자할 경우 규모는 수십억원에 그치지만, 펀드를 통해 투자하면 집행가능 규모가 2~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지역벤처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셈이다.

부산시가 조성하는 펀드의 경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는 강점을 살려 영화 및 문화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완다그룹을 파트너로 확보했다. 부산을 세계적인 영상산업 거점도시로 육성하는 한편 영상물 관련 지역기업 및 콘텐츠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삼성그룹 공동펀드)와 대전시(모태펀드 공동펀드)가 조성하는 펀드도 지역기업에 주력으로 투자하는 목적은 동일하다. 김용민 삼성벤처투자 펀드매니저는 "이번에 결성되는 펀드는 성장성은 있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초기기업에 결성액 전액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선희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장은"문화산업펀드가 운용되면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우수기술 사업화는 물론 300여개에 이르는 지역 영세 문화 콘텐츠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지자체들을 벤처투자 시장으로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전문 운용사들에게 자금을 맡겨 간접운용을 하기 때문에 직접 투자를 할 때 보다 투자성공률이 높아진다.

김지웅 TGCK파트너스 대표는 "각 지역의 특색 및 강점을 갖춘 지자체들이 해당 분야 투자에 관심이 많은 국내 및 해외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벤처펀드를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훈 한국벤처투자 차장은 "수년 새 벤처펀드들이 고수익을 내고 청산하는 경우가 늘면서 많은 지자체들이 벤처투자를 대체투자 수단으로도 바라보고 있다"며 "지역경제를 살리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벤처투자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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