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재연 기자 ]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회의에서 17일 여야 의원 간 ‘양아치’ ‘깡패’ 등 막말 공방이 벌어졌다.
공방은 기금안은 예산안과 별도로 심의해야 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이에 반대하는 새누리당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시작됐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예산결산특위 간사는 기획재정부 소관 기금 사업을 논의하던 도중 “특정 기금 사업에 대해 감액, 증액을 심의하면 그 사업의 추진을 그대로 용인하는 꼴이기 때문에 따로 떼어내 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심의해야 한다”며 “(지금대로라면) 편법으로 심의하겠다는 것 아닌가. 정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강창일 새정치연합 의원은 “기재부 왜 그러나요. 국가 예산을 개판으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그만하시라”며 책상을 쳤고, 강 의원이 “왜 얘기하는데 시비를 걸고 그래 건방지게. 저 XX 깡패야? 어디서 (책상을) 쳐 인마 예의 없이. 저런 양아치 같은…”이라고 소리쳤다. 김 의원은 강 의원에게 “방금 뭐라고 했나. 사과하시라. 참 예의 바르다. 욕설이나 하고. 어떻게 저런 양아치 같은 소리를 해”라고 받아쳤다.
홍문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은 “대한민국 예산을 맡겼는데 이 추태가 뭔가. 정회하겠는데 할 얘기를 자제하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제가 오늘은 이런 생활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가 될 정도”라며 “여야를 떠나서 선배 의원에게 이런 대접을 받았는데 강 의원은 사과해 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 11년을 하면서 별꼴을 다 봤지만 책상을 치는 건 깡패 문화 아니냐”며 “김 의원이 책상 친 것에 대해 사과하면 사과하겠다”고 반박했다.
결국 김진태 의원이 책상을 친 데 대해, 강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각각 사과하면서 소위가 파행하는 것은 면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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