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내년 성장률 전망치 3.1% → 2.9%로 하향

입력 2014-11-13 03:12
BOE "유로존 침체 부담"
물가 6개월간 1% 밑돌 수도
기준금리 인상도 늦춰질 듯


[ 김은정 기자 ] 영국 중앙은행(BOE)이 영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기 침체가 영국 경제까지 짓누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해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BOE는 12일 영국의 2015년과 2016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 2.6%로 제시했다. 종전 3.1%와 2.8%에서 0.2%포인트씩 낮췄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5%를 유지했다.

BOE는 “지난 8월 전망치를 발표했을 때보다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한 데다 영국 내 수요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조정 배경을 밝혔다. 또 “유로존의 경기 침체가 영국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OE는 이와 함께 앞으로 3년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6개월간 물가상승률이 1%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BOE는 올 4분기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1.2%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4분기 전망치 역시 1.7%에서 1.4%로 낮췄다.

BOE는 “2017년 말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월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E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WSJ의 판단이다.

전문가들과 BOE는 6개월 전만 해도 각종 경제지표와 시장 상황을 감안해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초로 전망했다. BOE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지자 2009년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5년 넘게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이날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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