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연동채 연내 투자해야 '절세효과'…만기 길어도 고금리 원한다면 '코코본드' 관심

입력 2014-11-05 07:00
큰손들의 채권투자 노하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저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 역시 최근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연 2.0%까지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을 위해 과감한 금리인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저금리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금융상품의 틈새까지 꼼꼼히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금융상품도 이제 단순히 정기예금 위주의 자산운용에서 벗어나 자금 용도나 운용가능 기간 등을 고려해 투자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소위 강남 부자라고 불리는 고액 자산가들이 투자하고 있는 채권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절세 노린다면 물가채 투자 노려볼 만

정부에서 발행한 대표적 채권인 국고채권과 국민주택2종채권, 물가연동국채 그리고 지방정부에서 발행한 지역개발채권 및 도시철도공채증권 등은 기본적으로 눈여겨볼 채권이다. 특히 부자들은 요즘 물가연동국채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다는 이유로, 올 연말 안에 채권을 사놔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올 연말까지 발행된 물가연동국채가 내년 이후에는 어느 정도 희소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 될 수 있다. 요즘 문의가 다시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물가연동국채는 국채의 원금 및 이자 금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국채 투자에 따른 물가변동위험을 제거한 채권이다. 즉 물가 상승에 따른 채권의 실질구매력을 보장하는 채권으로 물가 상승 시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상대적으로 낮은 표면금리를 갖고 있어 과세표준 이자소득이 낮고 물가에 연동된 원금 상승분은 비과세되는 장점이 있다. 절세를 기대하고 정기예금 대비 고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다만 물가연동국채를 매수할 때는 금리에 따라 채권 가격에 변동성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매매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015년 이후 발행되는 물가연동국채부터는 물가에 따른 원금 증가분에 대해서도 과세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여부를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다.

단기 상품으로는 전자단기사채를 주목해볼 만하다. 예전에 거래가 많던 기업어음(CP)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이 최근에는 전자단기사채로 발행돼 거래되고 있다. 대체로 3개월물이 자산가들 사이에서 단기 자금 운용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신용등급 A1~A2 수준의 채권이 주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금리는 3개월물 기준 연 2.4% 내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화 형태로 많이 거래되고 있고 신용등급 대비 금리는 높지 않지만 만기가 3개월 이내로 길지 않은 게 장점이다. 단기자금 위주로 짧게 운용하고 싶다면 지급 보증한 건설사 또는 증권사의 신용도를 고려해볼 만한 상품이다.

높은 이자 주는 ‘코코본드’ 관심

코코본드는 일정 사유가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사채 원리금이 상각되는 조건이 붙은 특수채권이다. 발행 은행의 자본을 확충시키는 조건부자본증권으로도 불린다. 만기가 너무 길어 망설이는 사람이 아직 많지만, 장기적으로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일반 전환사채는 주식전환 권리가 부여돼 주가 상승시에 채권 보유자가 권리행사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코코본드는 발행 은행의 경영상황 악화 시 전환(상각)의무가 수행된다는 점에서 일반 전환사채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발행이 급증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에서도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에서 이미 발행에 성공했다. 부산은행은 1000억원 사전청약에 1500억원이 몰리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이번에 국책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보통 연 3% 중반대다.

과거 은행에서 발행한 후순위채권 등의 고금리 및 이자지급식 상품을 원한다면 코코본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코코본드를 발행한 은행의 신용 상태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십억원 자산가들, 스위스 국채 주목”

최근 종합과세 대상이 된 고액 자산가, 특히 은행 예금이 수십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들은 스위스 국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 문의뿐만 아니라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스위스 국채의 금리는 사실 거의 연 0%에 가깝다. 다만 스위스 국채를 매입하면서 스위스 프랑과 원화를 환헤지하는 과정에서 선물환 프리미엄(선물환율이 현물에 비해 높을 때 발생하는 차익)이 발생한다. 바로 이 부분이 비과세된다.

최근 3개월물 기준으로 선물환 프리미엄이 대략 1.3% 내외로 발생하는데 종합과세 최고세율(41.8%)이 적용되는 사람이라면 정기예금으로 환산 시 대략 연 2.3% 내외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은 1.3%이지만 발생수익 전부가 비과세되기 때문에, 이 상품으로 인한 과세표준금액의 증가가 없다. 연 2% 초반대 금리를 받고 다시 세금을 떼야 하는 정기예금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훨씬 높은 편이다. 스위스 국채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은 1억원 이상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브라질 국채도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변동성을 키운 브라질 대선이 끝난 점 등을 감안하면 브라질 국채의 매력은 여전하다. 우선 금리가 높다. 현재 연 10%의 표면금리로 발행돼 있고 실제 매입할 수 있는 금리는 연 12% 내외로 예전보다 채권가격이 상당히 싼 상태다. 따라서 지금 국채를 매입한다면 발행 때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다. 원·헤알 환율이 낮아진 점도 주목할 시점이다. 원·헤알 환율은 현재 430원 내외로 추가적으로 환율이 7% 정도 하락하더라도 표면금리 연 10%를 감안할 때 정기예금 수준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과거 2002년 브라질 외환위기 당시 원·헤알 환율이 315원 정도까지 하락했던 적이 있지만 2000년 이후 14년간 평균 환율이 526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환율 하락 가능성은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다만 아무리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할지라도 변동성이 큰 상품이기 때문에 적정 비중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치고 빠지는’ 시점 잘 잡아야

저금리 시대에 절세 혜택과 더불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형 상품은 많다. 항상 그렇듯이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앞에서 설명한 상품 중 브라질 국채 같은 상품은 원금 손실의 위험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투자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항상 신중한 판단을 하고 접근하는 게 채권투자자가 지켜야 할 기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시점을 잘 잡고 ‘진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 smpower@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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