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신세계 첫 '고객카드'
목돈없어도 할부 '장점'
2002년 1억장 돌파 호황
정보 유출·모바일 대응 숙제
[ 이지훈 기자 ]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지급카드는 상품거래 시 현금을 대체하면서 주된 소액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드사용은 2004~2013년 중 연평균 11.3% 증가했다. 가계 명목 소비 지출액 중 카드 이용액 비중은 지난해 65.8%였다. 작년 국내 가계 명목 소비 지출액은 694조원으로 지난 8년간 49% 성장한 반면 카드 이용금액은 175% 성장했다.
이용 규모뿐만 아니라 시장 환경도 크게 변화했다. 모바일 기기 혁신과 광대역 이동통신 네트워크 확산을 배경으로 기존 플라스틱카드에서 모바일카드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방식이 등장했다. 그동안 결제시장을 주도해 온 신용카드업계도 지불결제시스템의 대변혁기를 맞아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 신용카드업
국내 신용카드는 1969년 7월 신세계백화점이 ‘고객카드’를 발급한 것이 최초다. 이후 신용카드업은 1978년 외환은행이 비자카드와 제휴해 해외여행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1980년 9월 KB국민카드가 업무를 개시했고, 1982년 5개 시중은행(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이 연합해 은행신용카드협회(현 비씨카드)를 설립하면서 은행들도 카드업무에 뛰어들었다.
1987년에는 신용카드업법이 제정되면서 산업의 활성화 계기가 마련됐다. 이때부터 LG카드, 삼성카드, 동양카드 등 대기업 계열의 전업 카드사가 출현했다. 또 은행에서 카드영업 부문을 분리해 국민카드 및 외환카드 등 카드 자회사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지급카드는 신용카드, 선불카드 및 직불형카드로 구분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작년 하루평균 3154만건, 사용 금액은 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과 비교해 봤을 때 건수는 5.4배, 금액은 2.6배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점차 금융회사의 공공성이 부각되면서 중소가맹점 중심으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추세가 지속됐다. 이와 더불어 소비지출 증가율 둔화와 각종 카드산업 규제로 신용판매 취급액 증가율은 2011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신용판매 증가율은 2011년 2분기 19.1%에서 2014년 2분기에는 4.7%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건전한 소비문화에 기여
정부는 소비지출을 늘려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1999년부터 신용카드 확대정책을 실시했다. 건전한 소비문화 확산과 투명한 세원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정부는 먼저 현금서비스 사용 한도를 폐지했고, 2000년 1월에는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를 실시해 일반인의 신용카드 사용심리를 자극했다. 법인신용카드의 사용범위도 대폭 확대했다. 2001년에도 소득공제 시 신용카드 사용액의 공제폭을 대폭 늘렸다. 신용카드는 소비자가 고가품 구입 시 현금가격을 분할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점이 있다. 목돈이 없어도 현금가격으로 할부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통신판매, 홈쇼핑, 전자상거래 등에서 현금을 대체할 수 있는 편리하고 안전한 구매 지불수단이기도 하다. 또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를 신용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의 재정 부담을 감소시켜 준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신용카드의 장점과 정책 효과로 인해 2002년 카드업계는 약 1억48만장의 카드 발급량을 기록하며, 최대 호황을 누렸다. 문제는 당시 과열된 업계 분위기로 인해 각 카드사가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했고 이로 인해 대량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카드대란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에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신용카드 발급량은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올해 초에는 카드3사에서 1억건이 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카드업계는 전례없는 격동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핀테크 시장 열려
신용카드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불결제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모바일과의 융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물론 아직 전용 단말기 보급이 쉽지 않아 모바일 카드가 단기간에 범용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현금 인출기, 후불 교통카드, 해외 사용 시 여전히 신용카드 실물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신용카드와 모바일 카드를 모두 소지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신용카드 사업자는 융합의 대상을 문화, 스포츠,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핀테크(Fintech)’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란 금융서비스 운용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모든 기술적 과정을 일컫는 말로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다. 그동안 결제시장을 주도해 온 신용카드업계도 지불결제시스템의 대변혁기를 맞아 새로운 결제 채널 개발과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한경닷컴스탁론]또 한번 내렸다! 최저금리 3.2%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TV방영' 언론에서도 극찬한 급등주검색기 덕분에 연일 수익중!
[한경스타워즈] 하이證 정재훈, 누적수익률 80%돌파!! 연일 신기록 경신중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