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한진칼, 지주사 전환 '신호탄'…"단기 진통 불가피"

입력 2014-09-24 09:10
수정 2014-09-24 09:20
[ 이지현 기자 ]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인 한진그룹이 주식 교환 방식을 택했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6.88%)을 2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대한항공 주주들에게 대한항공 보통주를 한진칼 신주로 맞바꿔 주겠다고 한 것.

한진칼은 지난 23일 대한항공 보통주를 주당 3만7800원에 현물출자 받고 그 대가로 한진칼 보통주를 신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증권가는 이번 주식 맞교환을 지주사 전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편입 조건(지분 20%)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이번 결정은 그간 주가를 눌러왔었던 지배구조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선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주식 가치가 희석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당 순자산가치 하락 불가피"

대한항공에서 공개매수에 나설 주주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정도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 공개매수가격이 3만7800원으로 지금의 시가에 가까운 데다 대한항공은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 0.83배에 거래되는 반면 한진칼은 PBR 1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기존 대한항공 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한진칼의 잠정 신주발행가격이 증자에 따른 한진칼 주가 희석 효과를 고려하면 매력적이지 않다”며 “한진그룹을 지배하기 위해 지분을 취득할 필요가 있는 대주주·관계자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봤다.

한진칼의 주당 순자산가치(NAV)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 등 대한항공 특수관계인(지분 25.1%)이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대한항공 주식 1474만주가 한진칼에 현물출자되고 그 대가로 한진칼 신주 2119만주(현 발행 주식 수의 74.7%)가 교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 유상증자는 대한항공 기업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한진칼은 주식수가 75% 이상 늘어나 단기 주가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진통 겪은 뒤엔 양호한 주가 흐름"

순환출자 해소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한진칼이 대한항공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조양호 회장→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더욱 탄탄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저평가된 알짜 자회사들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최상위 지배회사로 한진그룹 성장과 궤적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 해소를 계기로 대주주의 지분율 증가는 한진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호텔업, 여행정보서비스, 저가항공 자회사들의 성장성 등이 반영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면서 장기적으로 양호한 주가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은 진통을 겪은 뒤엔 본연의 가치가 되살아나며 주가 상승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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