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전-산업부 '보신주의'에 날아간 당진발전 7조

입력 2014-09-04 18:08
수정 2014-09-04 18:50
삼탄 동부발전인수 최종 협상 결렬...지난달 산업부 인허가 취소 가능성 공문이 결정적
동부발전"한전만 믿고 지었는 데..."1년전 계약 허위가능성
동서발전과 동부발전당진이 발전소 짓고도 3~5년 가동 불가능
감사원은 “블랙아웃 걱정되니깐 기존 선로망 이용안돼”
한전은 “우리가 기존 송전망 이용하게 해줄께”
산업부는 "너희 돈 들여 예비 송전망 만들어라” 뒷짐....
대체전력 쓰면 국가, 국민 6조 비용 추가 부담해야


이 기사는 09월04일(10: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발전소를 다 지어놓고도 3년간 가동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동부발전당진의 대주주인 동부건설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삼탄과 지난달 8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본계약의 조건을 뒤집는 내용의 공문이 내려왔다. "접속설비 등 계통 연계 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니 관계기관(한국전력)과 협의를 완료한 후 결과를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한전과 이미 접속설비 등 계통연계방안에 대해 협의가 끝나 지난 5월 정부에 발전소 승인을 신청했던 동부건설 입장에선 황당한 내용이었다. 동부발전당진 관계자는 "한전이 기존 송전망을 이용할 수 있다고 계약을 해서 2조원을 들여 사업을 시작했는 데, 정부가 이를 재협의하라는 게 말이 되냐"며 반발했다.

◆한전-동부발전당진과 계약‘무효’주장
산업통상자원부는 2012년 12월 기존 송전망 과부하에 대비해 예비 송전망을 여유있게 운영해야한다는 내용의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 기준 고시’를 바꿨다. 감사원이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에 대비해 기존 송전망외에 예비 송전망을 추가로 건설할 것을 한전에 요구한 것 때문이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동부발전당진은 예비 송전망 없이 기존 송전망으로 전력을 보낼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한전은 2013년 2월 25일 기존 송전망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동부발전당진과 계약을 맺었다. 산업부가 고시를 바꾼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동부발전당진은 한전과의 계약을 근거로 그해 말 산업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의 신규 대출을 받았다. 삼탄이나 다른 인수후보들은 동부발전당진 인수시 예비 송전망 비용을 부담한다면 인수를 안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부발전당진이 짓는 당진석탄화력발전소 건립에는 총 2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동부발전당진이 이 계약이 ’무효‘임을 알았던 건 계약 후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달이었다. 동부발전은 한전과 게약을 믿고 발전소를 건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동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한전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동부발전 3년, 동서발전 5년간 ‘가동 불가능’
정부의 고시에 따르면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2018년에 완공돼 2021년 예비 송전선로가 완공될때까지 3년간 가동이 불가능해진다. 산업부는 감사원이 지적한 지 2년, 전기위원회 결정이 있은 지 1년 만인 지난해 8월에야 제6차 장기송·배전설비 계획을 수립하고 당진화력과 북당진 변전소를 잇는 송전망을 짓기로 최종 결정했다. 예비 송전망은 올해 착공한다 하더라도 설계 기간과 까다로운 주민 보상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해 2021년에야 완공될 전망이다. 예비 송전탑 비용분담 문제는 현재 동서발전이 산업부 전기위원회에 재정신청(裁定申請)을 한 상태여서 이달내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동서발전의 경우 당진화력발전소가 5년간 가동이 불가능하다. 동서발전은 내년 12월과 2016년 6월 당진화력발전소 완공까지 3조원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발전과 동부발전을 합쳐 5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발전설비가 3~5년간 가동이 안되게 됐다”고 말했다.

◆“가동 중단되면 국가 6.4조 추가 비용 발생”
정부 고시에 따라 발전소 가동 불가능하게 되면 동서발전과 동부발전만의 손해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6조원의 ‘전기세’비용부담이 생긴다. 현재 동서발전과 동부발전당진의 전력생산은 정부의 5~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돼 있다.

두 발전회사의 발전소가 준공후 가동이 중단되면 한전은 대체방안으로 다른 LNG복합화력발전소나 열병합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해야한다. 문제는 석탄화력발전소인 동서발전과 동부발전당진이 1㎽당 발전 비용이 60원 드는 반면, 복합화력발전소 등은 1㎽당 120원이 든다는 점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5년간 당진 발전소의 가동을 안하게 되면 정부가 추가적으로 들게 되는 전력생산 비용이 6조4000억원이 더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동서발전과 동부발전당진은 기존 송전로를 쓸 수 있도록 산업부 고시의 유예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발전 관계자는 “기존 송전선로의 전력 용량이 최대 7000㎽이고, 현재 동부발전과 동서발전의 준공될 발전소를 다 가동해도 6000㎽밖에 안된다”며 “기존 송전망을 써도 충분히 여유가 있는 만큼 블랙아웃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말했다.

안대규/심성미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TV방영' 언론에서도 극찬한 급등주검색기 덕분에 연일 수익중!
[한경닷컴스탁론]또 한번 내렸다! 최저금리 3.2%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컨센서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한 곳에서 확인!!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