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열매' 풍성한 인컴펀드, 분산투자로 두 자릿수 수익률

입력 2014-09-03 07:00
인컴펀드

지역·자산 골고루 담은 해외 혼합형 펀드… 절세 효과도 커


[ 박동휘 기자 ] 인컴펀드가 인기다. 이자, 배당, 임대 수입 등으로 이익을 얻는다고 해서 ‘인컴(income, 수입)’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올 들어 주요 상품 평균 수익률이 6%대에 달하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그러나 수익률 수치만 보고 단번에 투자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어떻게 안정적 수익을 내고, 위험 요인은 무엇인지 인컴펀드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분산 효과로 안정적 수익

‘성적표’로 본 인컴펀드의 매력은 상당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38개 인컴펀드가 올 연초 이후 거둔 평균 수익률은 6.27%(29일 기준)다.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이 3.0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유인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장기수익률도 좋다. 인컴펀드의 1년, 2년, 3년, 5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10.64%, 12.12%, 20.39%, 37.33%에 이른다.

이처럼 달콤한 ‘투자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자금 유입 속도도 가파르다. 38개 펀드의 총 설정액(29일 기준)은 9634억원으로 연초 이후 자금 순유입액 규모가 4000억원에 육박한다.


‘인컴’이란 별칭을 쓰고 있지만 사실 이 상품의 본질은 해외 혼합형펀드다. 투자 대상은 대부분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리츠 등 해외물이다. 주식은 배당률이 높은 것들을 주로 골라 담는다. 채권의 경우 이자율이 높은 ‘하이일드 채권’을 선호한다. 신용등급이 B~BB급이 대부분이다.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회사들이 발행한 채권이라 이자율도 높다. 부동산 임대수입도 주요 수익원이다. 이를 위해 리츠에 투자한다. 리츠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환금성 면에서 유리하다.

인컴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는 데에는 ‘분산 투자’라는 전략이 숨어 있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지역별로도 미국, 유럽, 아시아 등으로 분산시킨다. 바구니에 담긴 상품의 숫자가 1000개가 넘는 인컴펀드도 꽤 많다. 예를 들어 ‘JP모간 글로벌 멀티인컴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선진국 주식 29%, 이머징 주식 10%, 이머징 채권 6%, 하이일드채권(31%), 리츠 6%, 우선주 6%, CB(전환사채) 5%, 현금 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운용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인프라 자산을 담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분산의 매력’은 하이일드채권 투자에 적용된다. 이강희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한국과 해외 선진국의 신용평가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BB급이라고 해도 한국 기업으로 따지면 A등급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투자등급(non investment grade) 채권을 편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워낙 많은 상품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설혹 한두 개 채권에서 손실을 입더라도 전체 펀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금 줄이는 데도 ‘효자’

인컴펀드의 또 다른 장점은 절세효과다.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를 따로 가입하는 것보다는 둘을 합친 혼합형에 투자하는 것이 세금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홍길동 씨가 주식형 A와 채권형 B에 각각 5000만원을 투자해 A와 B펀드에서 20.3%, -2.6%의 수익을 거뒀다고 가정해보자. 채권형 펀드에선 손실이 났으니 과세 대상 소득이 발생하지 않고, 주식형인 A에서만 1015만원(5000만원×0.203)의 과세 소득이 발생한다. 홍씨는 일반 세율 15.3%를 적용하면 155만원, 종합과세세율(41.8%)을 적용받아야 한다면 424만원을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홍씨가 A와 B가 혼합된 인컴펀드 C에 가입했다고 하면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 절세 효과가 나타난다. C의 수익률은 8.8%로 과세 대상 소득은 882만원이다. 일반 세율과 종합과세율 기준으로 각각 134만원, 368만원을 세금으로 내면 된다. 최종적으로 홍씨가 손에 쥐는 돈도 C가 더 유리하다. A와 B에 각각 가입했을 경우 A펀드에선 세금(종합과세율 적용)을 내고 나면 591만원(1015만원-424만원)을 얻지만 B펀드의 손실로 130만원을 손해봤다. 결과적으로 홍씨는 1억원을 투자해 461만원을 번 셈이다. 하지만 C펀드에 가입했다면 홍씨는 882만원에서 세금 368만원을 내고 나면 514만원의 이익을 실현하게 된다.

절세 효과는 투자 자산(주식과 채권) 간 성과 차별화가 클 경우 더 두드러진다. 주식형펀드에서 -20.5%, 채권형펀드에서 17.3%의 성과를 냈다고 가정할 경우 이에 각각 가입했을 때와 두 개를 묶은 혼합형에 가입했을 때 과세 대상 소득 차이가 865만원에 달한다. 혼합형 인컴 펀드에 가입했다면 세금은 한푼도 안 내고 -1.6%의 손실(80만원)만 감내하면 되지만 주식형과 채권형에 각각 가입한 투자자는 주식형에서의 손실 1025만원에 소득 865만원에 대한 종합과세 361만원도 내야 한다. 1억원을 투자해 521만원의 손실을 입는 셈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컴펀드 역시 위험성을 안고 있다. 판매사인 증권사들이 ‘중위험’으로 마케팅하고 있지만 정작 펀드를 구성한 외국계 운용사들은 이를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한다. 분산 효과로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긴 하지만 바구니에 담는 달걀 중엔 ‘고위험, 고수익’형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7년 금융위기 주범이었던 주택모기지담보채권이나 미국에서 번성했던 정크본드들도 분산 효과에 따른 안정적인 이익을 내걸었지만 금융 위기 같은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면 분산 효과도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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