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이라크 불안, 금리 기대가 잠재울까…"정책 모멘텀 살아있다"

입력 2014-08-08 16:02
[ 권민경 기자 ]

국내 증시가 '금리' 이벤트를 앞두고 한 박자 쉬어가려다가 난데없는 '이라크 악재'에 얻어맞았다. 다음 주 한국은행의 금리결정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던 시장은 미국의 이라크 공습 승인에 놀라 급격히 움츠러들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라크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순 있지만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얻은 학습효과가 공포심리를 오래 지속시키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난달부터 증시를 떠받쳐온 정책 모멘텀이 내주 금리인하와 만나 상승 위력을 키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이라크 공습에 놀란 코스피 2030선 추락

8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 승인 직격탄을 맞고 전날보다 23.41포인트(1.14%) 내린 2031.10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000억 원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가 2030선으로 내려간 건 이달 들어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라크 악재로 단기적인 투자 심리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른 주가 급락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라크 사태가 장기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악재는 추세적 이슈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변동 요인으로 봐야 한다"며 "앞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상당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에 결정적 변수가 되진 않았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잠시 공포심리가 스며들순 있지만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때는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더욱이 미국이 국방 예산을 줄인 상태에서 이라크에 전력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주말을 앞두고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사례 등을 보면 이라크 사태 이후 시장은 반전의 계기를 찾았다"며 "이번에도 이라크에 지상군까지 파견하는 전면적 공격은 아니기 때문에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금리인하에 쏠리는 눈…정책 공조 효과 기대

증권가는 이라크 악재에 몰두하기 보다는 코스피 박스권 돌파 기대를 키워왔던 정부의 정책 모멘텀을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음 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이 증시 상승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50%에서 인하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로선 이번 금통위에서 25bp(1bp=0.01%)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발표된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정책공조를 하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정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더해지면서 '정책 믹스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경기 부양 의지를 시장에 재차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형렬 팀장도 "최근 코스피지수가 2090선까지 올랐던 것은 대외변수가 아닌 정책 모멘텀이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이미 노출된 재료이지만 이것이 재정정책과 맞물려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당분간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7월 정책 기대를 안고 상승했던 금융, 통신주 등을 꼽았다. 7월 주도주가 재진입할 때는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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