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전기차 'i3' 출퇴근시 몰아봤더니 ··· 짧은 주행거리 큰 불편 없어

입력 2014-06-25 14:05
수정 2014-06-25 14:25
신선한 디자인에 시선집중···에어콘 켜면 주행거리 줄어
이마트 충전소 늘어나면 이용하기 편리할 듯



[ 김정훈 기자 ] 영화 속에서 만날 것 같은 미래형 전기자동차(EV)가 서울 한복판을 달렸다. 개성 강한 독특한 디자인이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젊은 남녀들의 시선에 운전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 BMW 전기차 'i3'는 뭔가 특별하다.

지난주 이틀 동안 i3를 빌려 타봤다. 현재로선 충전시설이 부족해 장거리 운전은 피했다. 출퇴근 시간 서울 시내 50km를 달렸다. 전기차를 출퇴근용 차량으로 이용해도 불편이 없는지를 평가했다.

시동을 켜면 배터리 충전식 전기차답게 조용하다. 시동이 제대로 켜졌는지 재차 확인하게 된다. 계기판엔 주행 가능 거리가 104㎞로 표시된다. 주행모드를 컴포트(일반)에서 에코프로 플러스(친환경)로 바꾸면 110㎞까지 늘어난다.

운전 방식에 따라 주행거리는 약간 차이가 난다. 운전 중 에어콘을 가동했다가 끄면 10㎞ 정도 주행거리가 더 늘어난다. 다시 에어콘을 켜면 그만큼 달릴 수 있는 거리는 줄어든다.

주행 성능은 배기량 3000cc급 승용차 수준이다. 가솔린 차와 달리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을 때부터 최고 가속도가 나왔다. 실제 동력 수치(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5kg·m)보다 체감 속도가 높아 운전하는 재미는 더해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속도가 붙는데 7초면 충분하다. 순간적으르 느껴지는 가속감은 스포츠세단 3시리즈와 차이가 없다.

전기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대도시 교통 혼잡 구간에서 강점을 보인다. 정차 중 공회전으로 인한 불필요한 연료 소모가 없다. i3는 잦은 신호대기 상태에서도 주행거리가 줄지 않는다. 같은 교통 상황에선 가솔린·디젤 차보다 주행거리 확보에 유리하다.

차를 반납할 때까지 주행 가능거리는 60㎞ 남았다. 기름 먹는 차와 달리 초기 주행거리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만일 서울 거주 직장인이 출퇴근용으로 이용한다면 일주일에 2~3회 정도 충전하면 될 듯 하다.

차별화 요인은 디자인이다. 전기차를 선보인 대부분 업체들이 기존 모델에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반면 BMW는 새로운 디자인을 입혔다.

i3는 문짝(도어) 3개 달렸다. 운전석과 조수석만 문이 열린다. 실내 공간은 성인 4명까지 앉을 수 있다. 해치백과 같이 트렁크와 뒷좌석이 연결된 구조다. 주행(D), 후진(R) 등을 지원하는 변속레버는 운전대 오른쪽 상단에 붙어있다. 시트는 내장 마감재가 천연 또는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 가죽 시트처럼 고급감은 떨어지지만 친환경차 특성과 잘 어울린다.

i3는 많이 팔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가격은 6000만 원대(보조금 적용시 4000만 원대)로 쏘울, 스파크, SM3 등 국산 전기차보단 비싸다. 일반인에게 거부감이 들 정도다. 가격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지금 당장은 널리 보급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사실상 팔기 위한 목적보단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 수단이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전기차를 민간에 보급하고 있다. 독일 BMW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유연한 사고를 할 줄 아는 기업임을 보여주려고 한다.

BMW코리아는 포스코ICT와 손잡고 전국 이마트에 연내 80개, 내년까지 140개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전기차 보급 대수가 증가하는 만큼 이마트 충전시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전기차 대중화는 먼 훗날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i3를 이용해 보니 전기차 시대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우리 생활에 다가와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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