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전문가 양성이 우리 목표죠"

입력 2014-05-20 18:27
하이틴 잡앤조이 1618 - 우리학교최고


“언제부터인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로 물결치듯 넘어와 상하이 거리를 방불케 할 정도였어요. 이들은 화장품이나 미용에 관심이 많아 신제주 상가에도 화장품가게와 헤어샵이 늘기 시작했죠.”



홍순열 한국뷰티고 교장의 말처럼 이 학교의 개교와 발전은 관광도시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역적 특생과 밀접하다. 뷰티고는 1969년 개교한 고산상고로 출발해 2003년 고산관광정보고에 이어 2008년 지금의 이름으로 다시 바뀌었다.



뷰티고는 제주도 서쪽 끝자락(북제주군 한경면)에 있는 소규모 농어촌 학교이다. 교명을 변경한 이후 6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취업기능강화 특성화고 육성사업 교육부 최우수학교’로 뽑혔다. 또 교육부로부터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와 ‘대한민국 좋은 학교’ 등에 선정됐다.



제주도 내에서 많은 학교들이 전국 100대 교육과정에 도전했지만, 뷰티고가 고등학교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수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복 취업담당부장은 “무엇보다 전문교과에 대한 교육과정 단위수를 늘렸다”며 “학년별로 필요한 전공과정을 적절하게 안배하고 교과별 수업을 팀티칭, 포트폴리오 수업, 실습 위주식 수업으로 다양화하는 등 수업에 대한 고민과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뷰티고는 토탈뷰티과 단일학과에 전교생은 230명이다. 지난해 2월 43회 졸업생까지 총 4377명의 기술 인재를 배출했다. 뷰티고의 취업률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0년 40%에서 2011년 56%, 2012년 69%, 2013년 69.8%를 기록했다. 제주도내 취업률 1위다. 올해는 70% 이상을 목표로 다양한 특성화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보다 ‘적응력’ 우선 프로그램



뷰티고 학생들은 1학년 때 자신이 집중할 하나의 과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헤어, 네일아트, 피부 등을 모두 공부하고 접할 기회를 갖는다. 2~3학년이 되면 헤어나 피부 등 특정 부분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자연스럽게 나눠진다. 현장 상황에 고민이 많아 질 시기에 현장적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뷰티고에서 취업과 관련해 가장 특화된 프로그램은 5단계 맞춤형 현장체험 및 현장실습 프로그램이다. ‘취업기능강화 전국 합동보고회’에서도 호평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도내외 산업체에서 진행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능을 산업현장 각 분야에서 실제로 경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장 적응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장 실습을 하는 동안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게 되고, 적응능력도 기르게 되는 것. 선생님들이 강조하고,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부분도 기술보다는 적응력이 우선이다. 일의 환경을 체험해보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취업 후 이탈률도 낮다.



특별한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도 있다. 학년별 코스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1학년은 미용사(일반) 이론, 미용사(피부) 이론 중심으로 △2학년은 미용사(일반) 실기, 미용사(피부) 실기, 이용사, 네일아트를 중심으로 △3학년은 미용사(일반), 미용사(피부), 메이크업, 발 건강 관리사, 두피관리 등 국가자격증과 다양한 민간자격증 취득에 집중한다.



우선 뷰티 분야 전 수업을 실기 수업 위주로 운영해 수업에서 기본내용을 교육한다. 아울러 학생 개인별 맞춤형 방과후 교육을 통해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대비한 기능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국내 미용자격증 외에도 국제자격증(ITEC-영국) 취득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난해 5명의 학생이 국제자격증을 취득했다.







♣산업체와 관계 유지가 가장 좋은 대안



취업처 발굴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학생과 학부모 면담을 통해 이들의 의견에 부합하는 취업처를 발굴한다. 안정적인 취업처 확보와 학생 관리를 위해 산·학 협약(MOU)을 체결하고, 도내외 다양한 미용업체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산업체와의 네트워크 형성은 ‘1사 1교 프로그램’이나 산·학 협약, 취업설명회, 취업 추수지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산업체와 학교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학생취업, 선진기술 도입, 인력양성 지원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상복 부장은 “산·학 협약의 성공적 관리와 운영이 취업처 발굴뿐만 아니라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도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홍순열 교장 인터뷰>



“예전 특성화고에 근무하던 시절 직업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어요. 마침 한국뷰티고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얘기를 듣게 됐고, 제주도 유일의 뷰티 특성화 분야에 대한 활성화를 고민하게 됐죠.”



홍순열 교장은 1979년 제주중앙중학교 교직생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5년 동안 교직에 종사했다. 9개교에서 교사로 지냈으며, 제주학생문화원 등 7년간 연구사, 1년6개월 동안 탐라교육원 연구관에 이어 서귀중앙여자중학교 교감과 김녕중학교 교장을 거쳤다. 작년 3월 한국뷰티고 교장을 맡았다.



홍 교장이 뷰티고에 부임하며 생긴 걱정거리는 미용관련 재료비 문제였다. 가발비, 약품비, 기타 재료비 등이 만만찮았던 것.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없는 처지였다. 도청, 교육청 등 경험과 인맥을 동원해 발로 뛰었다. 자신이 꼭 처리해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도청에서 지난해 1억원, 올해 9000만원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금은 연속성이 없어 여전히 아쉽다. 매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뛰어야 한다. 지원금이 없으면 각종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힘들다. “무엇보다 사업의 연속선상에서 학생들의 재료 구입 및 기능 연마를 위한 지속적인 예산지원이 절실해요. 빠르게 변화하는 뷰티 분야의 기술 습득을 위해서는 시설투자와 산업체 기능 인력의 학교현장 파견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홍 교장은 ‘선취업 후진학’에 대해 “밤 늦게 퇴근하는 미용관련 분야 고졸 학생들은 후진학 환경이 여의치 않다”며 “그래서 고졸 후 취업하지 않고 굳이 미용관련 전문대학을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몇몇 산업체에서 대학과 협약을 맺어 취업자에게 대학 진학을 약속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죠. 뷰티 관련 대학은 주말에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학명 한경매거진 기자 mrm9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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