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서울시장 후보에게 듣는다] 朴 "코엑스~잠실운동장 묶어 '한국판 마리나베이'로 개발"

입력 2014-05-18 21:14
수정 2014-05-19 04:02
지방선거 D-16
박원순 새정치聯 후보

용산 개발, 기존 방식으론 안돼…서부이촌동 분리 등 필요
잠실·개포·가락 재건축 순항…경전철 사업 철저히 준비할 것


[ 이호기 / 고재연 기자 ]
“코엑스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잠실 종합운동장을 묶어 ‘한국판 마리나베이(싱가포르)’로 개발하겠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맞상대인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제시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추진’ 공약에 대해서는 “과거와 똑같은 방식의 통합 개발은 안 된다”며 “서부이촌동을 분리해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추진 공약을 냈다.

“오히려 묻고 싶다. 정말 통합 개발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인가.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방식은 철도정비창 부지뿐만 아니라 서부이촌동 내 단독주택 아파트 상가 등을 싹 없애고 4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도 반으로 쪼개졌다. 시행사가 반대 여론을 돌려놓기 위해 무리한 약속을 했고 수익성이 확 떨어졌다. 결국 삼성물산도 코레일도 발을 뺐다. 철도정비창 부지는 코레일만 결심하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부이촌동은 분리·맞춤형 개발로 가야 한다. 현재 이런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정 후보에 못지 않은 대규모 개발 공약은 없나.

“있다. 영동권 국제교류 지구다. 코엑스와 삼성동 한전 부지,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연계해 ‘한국판 마리나베이’로 만드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도 높다. 코엑스라는 확실한 시행 주체가 있다. 서울시는 가이드라인만 주면 된다. 40%를 기부채납(공공 기여) 받아 탄천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키고 돔구장도 만들 계획이다.”

▷정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강남 재건축은 지금도 이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개포1~5단지, 가락시영 등 주요 재건축 단지마다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민 만족도가 높다. 과거에는 민간, 즉 조합에 던져놓고 알아서 건축안을 가져오면 서울시가 심사해 허가만 내주는 식이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부 불만도 컸다. 그런데 지금은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했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조합이나 추진위와 협의한다. 생태·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고 주변 여건에 따라 용적률 상향이나 용도지역 변경도 해준다. ”

▷정 후보가 ‘지하철 공기질’ 공동 조사를 제안했다.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정 후보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 먼저 측정을 한 번만 했다고 하는데 그건 역사만 그런 것이고 전동차 객실은 연간 2회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신도림 강남 등 20개 역사는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측정 방식도 우리는 1주일간 평균치로 하는데 정 후보 쪽에서는 단 하루만 해서 팩트를 왜곡했다고 본다. 선거 유불리를 떠나 이런 식의 과도한 문제 제기는 자칫 시민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

▷재임기간 중 가장 잘했다고 자평하는 정책은.

“서울시 부채를 3조5000억원 줄인 것이다. 현재 매각 대금이나 예상 수익 등을 감안하면 7조원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본다. 지하철 9호선 부채도 민간자본 혁신을 통해 3조2000억원 줄였다. DDP도 당초 연간 320억원의 적자가 예상됐지만 내부에 고급 상가를 유치하면서 적자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런 기반 위에 임대주택을 8만가구 지었고 복지예산도 총 예산 대비 32%로 늘렸다.”

▷경전철 사업 재추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사실 (경전철을) 안 하겠다고 한 건 아니었다. 대신 서울시정연구원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시의회 등에서 로비와 압력이 많은데 철저하게 하라고 엄명했다. 2년 걸렸다. 그런데 타당하다고 나온 것이다. 서울시정연구원은 믿을 만하다. 과거 지하철 9호선도 수요 예측치를 거의 정확하게 맞췄다. 수요 예측을 엉터리로 한 김해, 용인과 다르다.”

이호기/고재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