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M&A로 사업 다각화…카드·증권 등 13개 금융 플랫폼 구축

입력 2014-05-16 07:00
Cover Story - 신한금융그룹

전문가 심층 진단



금융회사 중에선 신한금융그룹의 시가총액이 21조원으로 가장 크다. 한때는 25조원을 넘기도 했다. 2010년 이후부터 시총 기준 금융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13년 말 연결기준 자산으로 보면 두 번째이지만 이익 기준으로는 역시 일등이다. 신한지주가 순이익 기준으로 금융권 1위로 올라선 것은 2008년부터다. 조흥은행 인수에 이어 2007년 LG카드를 인수하고 난 다음해부터 명실공히 일등으로 등극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은행 대손율 가장 낮아

신한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공한 금융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있다. 국내 은행(지주)에서 경영진의 연속성이 이어지는 회사는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그리고 지방은행 등이다. 경영의 연속성은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야 기업이 장기계획을 가지고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 안정적인 지배구조 덕분에 굿모닝증권, 조흥은행 및 LG카드 등을 인수해 지금의 금융그룹으로 클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신한지주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가장 우수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신한지주는 은행 부문의 이익이 61%를 차지한다. 다른 금융지주는 80% 이상이 은행 비중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 일변도 집중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이렇게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덕분에 이익 변동성은 가장 적다.

은행 부문은 자산 기준으로 보면 1등은 아니지만 이익으로 보면 1등이다. 카드 부문도 확고한 1등을 달리고 있다. 캐피털과 증권, 자산운용, 보험, 저축은행 등 13개 자회사를 통해 금융서비스 플랫폼을 국내에서 가장 잘 갖춰놓은 금융그룹이다. 2013년에도 신한지주의 순이익은 2위 금융회사와 9000억원이 넘는 차이로 1등을 지켜냈다. 올해 1분기도 역시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최근 은행권에 불었던 잡음에서도 신한지주는 비켜나 있다. 은행업계는 고객정보 유출, 사기 대출, 부정 대출 등으로 잡음이 많았고 주가도 출렁거렸다. 하지만 신한은 여기에 연루된 부분이 없다. 리스크관리를 잘하고 기업의 시스템이 좋아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은행 부문의 대손율이 가장 낮고 자산 건전성 비율은 가장 좋다. 과거 위기 때마다 신한은 대손율이 가장 낮은 은행 중 하나였다. 중소기업대출이나 소호 대출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관리가 잘되고 있어 그만큼 대손율이 낮다는 분석이다.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글로벌 경쟁력 높여야

신한지주도 고민이 많다.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에 이제 ROE 10%는 희망사항일지 모른다. ROE 7%도 만들기 버거울 만큼 살림살이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신한이 좀 더 여유가 있는 것은 그룹 기준으로 보면 순이자마진이 가장 높다. 자회사들도 탄탄하다. 하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국내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지주도 글로벌 무대에서는 자산이나 자기자본 기준으로 볼 때 70위대로 밀리고 만다.

물론 이런 고민은 신한지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금융회사 전체가 공히 느끼는 현실이다. 국내 은행산업은 상당한 위기를 맞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속에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금융회사들에는 해외시장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판단된다. 해외 부문에서 상당 부분 이익을 내 의미 있는 수익 비중을 만들어내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은행들도 해외 수익비중이 20%가 넘고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은 40%가 넘는 곳이 많다.

낮은 ROE, PBR은 극복해야할 문제

국내시장에서 신한지주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실적에서도 5584억원의 순이익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보여줬다. 올해 연간 순이익도 2조1000억원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따라서 당분간 이런 구조는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가 측면에서 보면 신한지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4배 수준으로 0.8배 수준에서 위로 막히고 있다. 과거 1.88배 시절도 있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평균이 1.12배다. 이 수준에 비하면 현재는 초라한 수준이다. 물론 ROE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 일등의 프리미엄을 준다고 해도 과거 명성의 PBR 수준을 다시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수익성 제고와 더불어 프리미엄을 받기 위한 차별화의 고민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주식시장에서 신한의 위상이 더 높아져야 국내 은행들의 수준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한정태 <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 실장 jtkhan@hana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