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은 ‘회계효과’‥한진重은 파업 탓 저가수주 안해
이 기사는 05월13일(18: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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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 조선사들이 잇달아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비교적 양호한 수익을 냈다고 공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에 4조651억원 매출(연결기준), 영업이익 80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각각 24.7%, 19.8% 늘었다. 당기순이익(632억원)도 29.2% 증가했다.
삼성중공업(-3625억원)과 현대중공업(-1889억원), 현대미포조선(-808억원) 등 다른 조선사들이 과거 2~3년 간 저가수주를 한 여파로 이 기간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나홀로 이익을 낸 것에 대해 ‘회계상 착시효과’라고 분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만 저가수주를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지난해 저가수주 물량에 대한 손실 충당금을 미리 쌓았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깜짝 쇼크가 덜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그룹 감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7600억원 규모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일시에 5000억원 가량 충당금을 쌓은 탓에 1분기 적자폭이 유난히 커 보였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도 1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내용이 삼성·현대중공업보다 뛰어나게 좋았기 때문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예 저가수주를 하지 못해서 실적이 개선된 조선사도 있다. 한진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199억원(연결기준)으로 작년 1분기와 4분기에 각각 영업손실 145억원과 1055억원을 낸 것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액은 604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1% 늘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249억원으로 작년 1분기(984억원)나 전분기(495억원)에 비해 손실폭이 줄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2010년말부터 작년 2월까지 파업이 계속돼 거의 수주를 못하다가 작년 중순부터 수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덕분에 저가수주를 피할 수 있었다”며 “새 배를 비교적 좋은 값에 수주한 것이 1분기 실적 개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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