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CJ제일제당 등 유틸리티·음식료株 유망

입력 2014-05-12 07:00
WOW NET으로 돈벌자 - 원화강세 대응전략

수출·대형株 당분간 피하고 헬스케어 등 외국인 선호주 관심

원재료 수입 비중 높은 포스코·현대제철도 추천

해외생산 비중 늘린 삼성전자…환율이 실적에 큰 변수 안돼


[ 황정수 기자 ] 원화 강세는 최소한 3분기까지 지속될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일러야 4분기 이후 금리인상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화도 늘고 있다.이에 따라 환율에 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출주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수출 가격 경쟁력(달러 환산 가격 인상)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출대금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익이 줄고 주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고, 수출 비중은 낮은 음식료 철강 유틸리티 등이다. 이들 업종 중에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종목을 골라 담으면 원화 강세기에도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원화 강세 3분기까진 지속 전망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2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가 과도하게 유입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7%인 680억달러로 전망했다.

Fed가 양적완화 규모를 줄였지만 달러는 아직 약세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세가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완연하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는다. 유로화 강세도 달러 약세의 한 요인이다. 달러 강세 시기는 Fed가 금리인상 시기를 본격적으로 저울질할 4분기나 내년 초쯤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Fed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했지만 수익성이 높은 투자자산을 찾는 미국 내 달러화는 여전히 풍부하다”며 “2분기 말이나 3분기엔 달러당 원화가치가 1000원 수준까지 상승한 뒤, 미국 금리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면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달러당 원화가치 전망을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개월 원·달러 환율을 1080원에서 1010원으로 낮췄고 JP모간도 3개월 후 전망을 101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1년 뒤 원·달러 환율 전망을 1050원에서 1020원으로 내렸다.

○자동차 조선에 악재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형 수출주들엔 원화 강세가 악재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조선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수출 비중이 80%에 달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졌다지만 원화 강세가 미풍에 그친다고 장담할 수 없는상황이다.

대표적 수출 업종인 조선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은 수주 당시 환율과 건조 대금을 받을 때의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헤지를 한다. 그러나 수주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를 저가 수주해 실적 우려가 커진 상황이어서 수주 물량이 더욱 급감할 수 있다. 유화 업계도 비상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원재료인 원유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하락으로 비용은 조금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수출 비중이 70%에 달해 타격이 더 크다. 화학 쪽 사정도 다르지 않다. LG화학의 예를 들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수출이고, 이 가운데 90%가 달러로 결제된다.

외국인들은 발빠르게 국내 수출주들을 팔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8일 양일간 현대차(1163억원) 삼성전자(406억원) 삼성중공업(328억원) 현대모비스(276억원) LG화학(125억원) 현대중공업(102억원) 등을 팔았다.

○내수주 중심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수출주에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 강준혁 대표는 “일본의 경우 양적완화(엔화 약세)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원화 강세는 올해 계속되는 화두가 될 것”이라며 “수출주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옥석 소장은 “현재보다 원화 강세가 심화되면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동차 조선 대형IT 등 한국의 핵심 글로벌 종목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의 악영향을 피할 수 있는 종목으론 원자재나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기업이 꼽혔다. 박완필 대표는 “원화 강세 수혜주는 한국전력 CJ제일제당 등 원자재나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기업들”이라며 “환율에 중립적이거나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와 음식료, 헬스케어 관련주, 시장점유율이 확고한 외국인 선호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좋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도 추천됐다. 포스코는 원재료를 100% 수입하지만 수출 비중은 40%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추세적인 원화 강세는 호재” 의견도

원화 강세가 악재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원화 강세는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강화됐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원화 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되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도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가 짧게 보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원화 값이 오른다는 것은 수출이 잘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달러당 900원대까지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국내 생산 비중을 줄이고 해외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어 환율이 실적에 큰 변수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