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개조 첫 단추 '官피아'부터 수술하라] 모피아·금피아 '낙하산' 된서리 맞나

입력 2014-04-29 20:51
수정 2014-04-30 04:01
朴대통령 쇄신 지시에
손보협회·주택금융公 등 내정 인사 불투명


[ 김주완 기자 ]
앞으로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낙하산 인사)와 금피아(금융감독원 출신 낙하산 인사)의 금융권 이동이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여객선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정부 고위 관료들의 각종 협회와 조합으로의 ‘낙하산’식 이동이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까지 “유관기관에 퇴직 공직자가 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관련 제도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공석이지만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관료들로 내정됐던 손해보험협회 회장과 주택금융공사 사장 자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앞으로 두 기관 외 다른 금융기관으로도 기재부와 금감원 출신 간부들의 이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동양 사태와 최근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고위직의 금융사 이동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후 재취업 제한이 덜했던 금융권 이동이 막히면서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의 인사 적체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금융권의 일부 요직을 모피아와 금피아가 차지하고 있어 이런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제2차관,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기재부 1차관 출신이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기재부 국고국장,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금융위 상임위원,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재경부 1차관,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은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금융위 사무처장이었다. 조욱현 롯데카드 감사와 정기홍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감사위원회 대표는 금감원 출신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관료 출신이 금융업계로 오는 것을 막아도 정치인 출신이 그 자리를 메울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예금보험공사 감사에는 문제풍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서산·태안당원협의회 위원장, 기술보증기금 감사에는 박대해 전 새누리당 의원이 선임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