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효성 중공업부문…2014년 '3년 적자 늪' 탈출하나

입력 2014-04-21 21:29
수정 2014-04-22 03:43
美·캐나다등 해외 수주 늘어
원가 낮추고 고부가 제품 확대


[ 박해영 기자 ] 2010년 초 효성 경영진은 축배를 들었다. 전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을 자축하는 자리에서였다. 주역은 중공업 부문이었다.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 기자재와 전동기, 펌프, 담수화설비 등 중공업 부문의 2009년 영업이익은 243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46%에 달했다.

효성은 여세를 몰아 중공업 제품 수출에 박차를 가했다. 글로벌 경쟁사들을 확실히 젖히기 위해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형 확장에 열중하는 사이 마진 하락에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은 급격히 나빠졌다. 2011년 1838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입은 중공업 부문은 작년까지 3년 연속 적자 늪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중공업 부문장(부사장)이 지난해 2월 갑작스레 사임하자 조직마저 흔들렸다.

3년 가까이 시련을 겪은 효성의 중공업 사업이 다시금 회복세를 탈 조짐이다. 2012년 1716억원이던 영업적자는 지난해 3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흑자전환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업계는 효성이 올해 중공업 부문에서 최대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개선은 저가 수주 물량 해소와 해외 수주 회복, 원가 절감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효성 관계자는 “2011년까지 집중됐던 저마진 물량은 대부분 납품이 끝나 소진됐고 최근엔 미국과 캐나다, 인도, 중동 등에서 신규 수주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북미의 경우 지난해 수주 계약 실적은 2012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차단기와 변압기 설계를 변경해 원가를 낮춘 것도 도움이 됐다. 기능을 높이면서 투입 원가는 절감하는 설계 방식을 도입해 가격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마진이 높은 초고압 전력설비 등 양질의 수주가 늘어난 것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지난달 알제리에서 초고압 변전소 건설을 1억달러에 수주한 것이 좋은 사례다. 효성이 맡은 단일 변전소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로 설계, 자재 구매, 건설까지 일괄 수주했다. 담수설비 자회사인 효성굿스프링스는 지난 9일 세계 최대 크기의 펌프시험센터를 준공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 나섰다. 효성 관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설비의 수주를 늘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