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아마존 성공비결은…스스로가 증명한 존재의 이유

입력 2014-04-11 07:00
LGERI 경영노트

세상에 없던 여성복 샤넬
종합쇼핑몰로 변신 아마존

존재의 이유가 만든 '차이'
고객의 꾸준한 사랑 받아


코코 샤넬이 제품을 직접 만들었던 샤넬 초기, 그녀의 작품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이었다. 그녀는 허리를 조이는 코르셋과 긴 치마 등 활동성 없는 당대의 의상에서 벗어나 치마를 무릎 길이로 자르고 팔을 움직이기 편하게 한 ‘샤넬 수트’를 만들었다. 그녀는 “사람들은 나의 옷 입는 모습을 보고 비웃었지만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샤넬의 성공비결은 바로 ‘다름’이었다.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에 다름, 즉 차별화는 절박한 과제다.

진정한 차별화를 위해선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고유의 무엇인가가 제품에 담겨 있어야 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Why)”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할 때 남들과의 ‘다름’은 분명해진다.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전략, 운영, 인사 등 기업 전반의 경영 프로세스(How)를 거쳐 제품(What)에 담겨져 고객에게 전해진다.

고객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제품에 담긴 기업의 존재 이유를 경험하게 된다. 미국의 친환경 세제회사인 메소드에서 모든 경영 프로세스는 ‘People Against Dirty(더러움에 맞서는 사람들)’라는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한다.

더러움은 더러워진 옷과 식기뿐 아니라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화학 물질까지 포함한다. 먹어도 괜찮은 세제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용기에 담아 고객에게 제공한다. 마셔도 안전한 세제, 눈물방울 디자인, 감각적인 컬러, 동물 테스트 반대와 100%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등을 통해 메소드는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답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인 인앤아웃버거는 ‘단순함을 지키자(keep it simple)’고 외친다. 여기에서 ‘단순함’은 고객에게 ‘최고의 맛과 청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범한 생각이다. 인앤아웃버거에는 다른 대형 체인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없다. 얼린 재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녹이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고객 우선’ 경영 철학으로 유명하다.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책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음반, 장난감, 게임, 소프트웨어, 전자제품까지 파는 종합 인터넷 쇼핑몰로 변신했다. 인앤아웃버거는 ‘ 단순함’, 아마존은 ‘다양함’을 추구하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존재 이유에 대한 고집 있는 실천으로 고객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접근은 기업이 열린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 등의 프로젝트들은 구글이 무엇을(What) 하는 기업인지 다소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열린 세상을 꿈꾼다’는 ‘왜(Why)’의 눈으로 보면 이해가 된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깊이 공감한다면 비로소 고객은 그 기업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과 치열한 실천으로 기업은 차별화할 수 있다. 세상의 ‘수많은 기업 중 하나(One of them)’가 아니라 ‘바로 그 기업(only one)’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임지아 <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limjeeah@lger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