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국내 증시가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최근 대외 악재들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외국인이 다시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기 시작했다.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만한 변수가 없다는 점에서 현재의 반등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10월 20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1월 가파른 조정과 2월 제한적인 반등을 거쳤다. 이달 초 196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대외적인 변수에 1910선으로 밀려났다. 월말 외국인의 매수 전환과 1분기 어닝 시즌 기대로 다시 1980선에 올라섰다.
주가를 끌어내린 대외 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G2(미국, 중국)발 리스크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크람자치공화국을 사이에 둔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의 긴장이 금융시장으로 번졌다. 중국의 금융 불안과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이슈도 증시를 흔들었다.
증권가에선 대외 변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증시가 2000선을 탈환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국과 러시아가 외교적인 합의에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발 리스크의 경우 지난 주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8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다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4월에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유발할 만한 큰 이벤트가 없다" 며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국내 물가의 바닥 확인 등이 맞물린다면 주가 흐름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넘쳐나는 국내외 유동성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판단하면서 수급 변화를 전략에 반영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매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기관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자금 유입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관보다 외국인 수급이 증시 반등에 주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 2010년 이후 코스피지수 2000~2050선 사이에서 기관은 매도 물량을 확대한 반면, 외국인은 매수를 지속해 왔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반등이 진행되면 코스피지수 2000선까지는 기관이, 2000선 이후는 외국인이 증시를 이끌 것" 이라며 "2000선 돌파 후 외국인의 매수가 강하게 진행된 전기전자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