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꿰뚫는 빅데이터의 힘…기업 경쟁력 '업그레이드'

입력 2014-03-21 07:00
Let's Master - 빅데이터 경영 (4)

미래성장 아이템 발굴…새 사업모델 찾는 도구로
빅데이터 사용한 기업, 평균 26% 실적 향상



톰 크루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미국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세 명의 예지자가 미래에 나타날 범죄를 알아내 예방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 피트 슈워츠를 포함해 미래학자 100명에게 자문을 구하고 만들었다. 미래에 대해 알고 싶은 욕망을 담은 영화인셈이다.

2012년 가트너에서 발표한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가 ‘차세대 분석’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가 담고 있는 의미를 추출해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성공률을 높일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14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미래를 바꿀 신기술 10개 중 하나가 ‘데이터를 활용한 미래예측 모델’이다.

2013년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오범(OVUM)이 글로벌 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 목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업 의사결정 향상’‘전략 의사결정 향상’‘고객서비스 향상’‘보다 정확한 비즈니스 예측’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많은 기업이 경영 프로세스 효율성 제고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빅데이터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전경련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저해 요인 1순위는 ‘미래성장 아이템 발굴과 사업모델의 부재’다. 대기업도 상황이 다르진 않다. 기업이 원하는 답을 적시에 알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정확한 예측을 통해 실패를 피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싶은 것은 모든 기업인의 희망이며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필수불가결한 요구일 것이다. 인간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 통찰력이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결과가 얼마나 우수하고 품질이 좋은지는 IBM의 왓슨 사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데이비드 페루시가 주도한 IBM의 ‘딥QA’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왓슨은 4 테라바이트 디스크 공간에 2억 페이지의 콘텐츠를 저장, 복잡한 데이터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답을 도출했다. 그 결과 2011년 왓슨은 ‘퀴즈 쇼 제퍼디’에 참가해 상금왕인 브레드 러터와 다승왕인 켄 제닝스와의 대결에서 우승했다. IBM 왓슨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처리와 분석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CEO는 “지금까지 기업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로 CEO나 경영진의 직감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엄청나게 축적된 데이터의 분석 작업이 직감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야후 같은 기업들도 빅데이터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고급분석’이란 이름으로 트랜드 분석과 미래예측에 응용하고 있는 것. 이러한 분석기법은 기존의 사업계획 수립과 의사결정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예측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혁신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빅데이터와 고급분석을 반드시 고려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세계 600명 이상의 임원, 기업 간부, IT 리더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빅데이터를 사용해 기업의 실적이 평균 26% 향상됐다는 대답을 얻었다. 향후 3년 동안 4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험과 직관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인들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수천만 건의 논문, 특허, 웹데이터 등을 분석해 새로운 기술의 트렌드와 유사 기업 간 경쟁력, 관련 연구자간 연관성을 분석해 주는 ‘인사이트’시스템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애로를 느끼는 연구개발(R&D) 단계 중 ‘과제기획’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도출한 ‘2014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10대 이슈’에 대해 ‘인사이트’시스템을 이용, 빅데이터 분석을 해봤더니 결과 순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10개 항목에 대해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는 의사결정이 사람의 경험과 직감보다는 예측과 모의실험, 최적화 등의 정교한 예측 모델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과 저장, 분석, 해석하는 과정 대신 수집되는 데이터를 그대로 분석-해석하는 실시간 분석이 중요해진다.

미래학자 1세대 가운데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테드 고든은 “방대한 자료를 모아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 현실화될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에서 그 가능성이 보인다. 향후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 상관관계를 분석해 사회 변화를 미리 알 수 있는 기술이 나올 수 있다고” 예견했다.

정한민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컴퓨터지능연구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