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업무설명회]박영준 금감원 부원장 "대외경제 여파로 외국인 자금 이탈할 수도"

입력 2014-03-07 10:06
수정 2014-03-07 10:20
[ 강지연 기자 ] 대외 경제 여건이 한국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영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7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14년도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서 출발한 신흥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릴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 불안, 글로벌 경기 부진을 꼽았다.

박 부원장보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환율이 급등하는 등 신흥국발 금융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며 "최근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대내 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 저금리 기조에도 내수 침체로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가계 부채 수준이 높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021조 원으로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것도 경제 부담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소비 위축, 경기민감업종 불황 장기화,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성장 동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 동향 점검과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원장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형 국내 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상황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금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유관기관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실채권, 주택담보부채권 등을 기조로 한 유동화증권 등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CP·전자단기사채 및 유동화증권 시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