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시공업체 70곳인데 독점체제…"상시 모니터링 도입해야"

입력 2014-02-22 09:02
부산도시가스 '잡음' 원인은


[ 이지훈 기자 ] 부산도시가스는 SK E&S의 자회사로 부산지역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가스배관 시공업체들은 가스 수요자를 모아 부산도시가스의 승인을 얻어 배관 공사를 한다. 2007년께 70여개에 달했던 가스배관 시공업체들은 부산도시가스로부터 공사를 수주해야만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독점구조가 시공업체와 부산도시가스 간 불편한 동거를 만들어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도시가스와 시공업체의 ‘갑을’ 관계는 뒷거래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9년 12월 부산지방검찰청은 가스배관 설비업체로부터 상습적으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부산도시가스 홍모 과장(50) 등 4명을 구속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설비업체들은 그 대가로 배관공사를 따낸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부산의 한 가스배관 시공업체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역별로 한 개의 도시가스회사가 독점하고 있다”며 “공사를 담당하는 시공업체는 철저한 을의 위치에서 갑인 도시가스업체의 횡포에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가스값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점을 감시하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점의 폐해는 결국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며 “부산도시가스와 같이 한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 가스공급권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주기적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보 공개를 통한 시민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독점적 공기업을 감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독점회사 직원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벌이는 뒷돈 거래 등 화이트칼라 범죄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