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활성화 정책 힘입어 가구시장 침체기 벗어날 것

입력 2014-02-14 06:57
Cover Story - 한샘

가구 업황 전망 - 박중선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490 target=_blank>키움증권 연구위원 jspark@kiwoom.com >


2008년 이후 국내 가구업계는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가구를 주택에 미리 설치하는 빌트인 가구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2007년 10조원이던 관련 시장 규모가 2012년엔 8조원으로 2조원가량 줄었다.

가구업체 간 실적은 차별화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한샘 리바트 보루네오 에넥스 퍼시스 에이스침대)의 영업이익 합계가 2008년 1046억원에서 2012년 863억원으로 줄어드는 동안 보루네오와 에넥스는 적자 전환했고 리바트와 퍼시스는 영업이익이 각각 85%, 35% 감소했다. 반면 한샘의 영업이익은 2008년 235억원에서 2012년 472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엔 794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가구업체들의 실적 차별화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자 취향 변화에 크게 영향받았다. 주택 시장이 호황을 누린 2000년대 초·중반엔 가구업체들이 건설사 특판으로도 충분한 매출과 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주택 경기가 침체되면서 빌트인 가구 수요가 줄었고, 건설업체들로부터 단가 인하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이 기간 적자가 지속된 일부 중소형 가구업체는 도산하기도 했다.

반면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에서 유통 경쟁력이 있는 대형 업체는 매출이 증가했다. 예컨대 한샘은 B2C 판매 비율을 2000년대 중반 40%대에서 작년 80%까지 높이며 외형과 이익 규모를 늘렸다. 리바트는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뒤 B2C 비율을 높이면서 외형 성장을 시도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까지는 인테리어 업체나 소비자가 가구를 선택할 때 품질과 AS보다 가격을 최우선 요소로 삼았다. 이에 따라 브랜드업체의 제품이 외면당하고 저가 영세업체가 난립했다. 그러나 정부가 가구의 환경오염 물질 방출량 기준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면서 품질과 AS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상위 업체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향후 국내 가구 시장은 침체기를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주택 시장 활성화 대책에 힘입은 주택 수요 증가 △낡은 아파트 리모델링 및 개·보수 수요 확대 △월세 비중 증가에 따른 가구 교체 수요 증가 △친환경적이면서 서구화한 인테리어·부엌가구에 대한 관심 등이 주된 동인이다.

국내 주요 가구업체는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실적 향상에 힘쓰고 있다. 친환경 소재 사용, AS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며 하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말 경기 광명점을 시작으로 국내 가구시장에 진입하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케아 제품이 중저가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으로 제품을 판매해온 중소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이케아의 사업 모델이 한국에서 뿌리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케아는 대량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 배송이 불편하고 소비자가 스스로 설치·조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맥도날드와 같이 현지화하지 않는 영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한국의 주거 형태를 반영한 제품이 적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국내 가구업체들이 한국 주거 형태와 소비자 성향에 맞춘 제품에 집중하고, 매장 대형화로 집객 효과를 높이며 온라인 판매를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된다. 국내 가구업체가 이케아와 같은 해외 가구업체를 잘 방어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다면 해외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중선 < 키움증권 연구위원 jspark@kiwo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