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수도권 '아파트값' 팔팔한 지방

입력 2014-01-22 20:52
수정 2014-01-23 04:05
5년간 전국 아파트값 분석
수도권 2800만원↓ 지방 4000만원↑ '대조'…"규제완화로 수도권 회복 조짐"


[ 김동현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5년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3000만원가량 하락한 반면 지방은 4000만원 상승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부동산시장 활황기 때 신규 공급이 계속되고 집값이 급등했던 점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 지속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방은 주택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데다 세종시·혁신도시 건설 등 전국에 걸쳐 개발호재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그동안의 부동산 규제가 대부분 사라져 수도권도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하락세, 지방은 상승세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가 22일 전국 아파트 638만9505가구를 대상으로 평균 매매가(1월 셋째주 기준)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이 3억6307만원, 지방이 1억7917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해 수도권은 2837만원 줄어든 반면 지방은 4068만원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집값 변동은 수도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매시장 부진이 지속된 반면, 지방은 신규 공급 부족과 혁신도시·산업단지 개발, 교통시설 확대 등 개발 호재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2009년 서울시의 한강변 초고층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가 폐지될 때까지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2009년 말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매가 하락이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의 평균 매매가는 2010년 4억333만원까지 오른 이후 2011년 3억9420만원으로 3억원대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12년 3억8901만원 등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수도권 집값도 회복 조짐

수도권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서울 강남구다. 강남구 평균 매매가격은 9억6390만원으로 2009년(10억6122만원)에 비해 9732만원 감소했다. 이어 경기 과천시가 7억182만원에서 6억2474만원으로 7708만원 내렸고 성남시(5304만원), 용인시(5284만원) 등도 하락폭이 컸다.

지방의 경우 정부부처가 이전 중인 세종시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세종시의 최근 평균 매매가격은 2억1257만원으로 2009년(1억4587만원)에 비해 6670만원 올랐다. 신규 공급물량이 적었던 부산도 6391만원(1억6951만원→2억3342만원) 상승했다. 울산(5196만원)과 대전(4681만원)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해 ‘4·1 부동산 대책’ 등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수도권 주택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하고 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취득세율 영구 인하 등의 주택거래 규제 완화 조치가 이뤄진 데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수도권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