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케팅] IBK기업은행, '송해 광고'로 '친근한 은행' 이미지 탈바꿈

입력 2014-01-15 06:58
[ 박신영 기자 ]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방송인 송해 씨가 기업은행 광고에서 한 말이다. 이 광고는 기업은행의 역할과 중요성을 잘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송해 씨의 친근한 이미지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실제 송해 씨를 모델로 기용한 2012년 1월 이후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2013년 말까지 3년 연속 개인 고객 수가 100만명 이상 순증한 데도 광고의 기여가 컸다는 게 은행 안팎의 평가다. ‘송해 광고’는 기업은행 설립 이후 50년 동안 고민해온 숙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만만찮다. ‘기업만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이라는 오해를 풀어서다. 기업은행에 예금을 해야 하는 필요성을 나라 경제의 성장과 연계해 잘 설득해낸 것이다.

30여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온 송해 씨의 푸근한 이미지가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명확한 광고 카피와 어울리며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예금’ ‘기업’ 등 딱딱한 단어를 송해 씨가 부드럽게 풀어준 셈이다.

그는 올해 89세의 나이에도 ‘전국노래자랑’을 무리없이 진행하고 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주민들과 목욕탕 등에서 만나 연예인이 아닌 이웃집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심었다. 그런 친근한 이미지가 광고 카피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결과적으로는 기업은행의 인지도를 높인 ‘대박 광고’가 됐지만 모델로 기용하자는 의견이 처음 나왔을 때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높은 가격의 모델을 내세우는 게 시중은행의 관행이어서다. 기업은행은 ‘국민 MC’ 송해와 직접 앞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설정을 통해 진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해 밀어붙였다.

송해 씨는 ‘2012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광고인이 뽑은 모델상을 받았다. 내로라하는 인기 연예인이 경합하는 광고계에서 주목도를 인정받은 셈이다. 송해 효과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리서치회사 밀워드브라운이 ‘은행 광고 중 어떤 광고가 가장 먼저 떠오르냐’는 질문을 담은 설문조사에서 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그와의 광고계약을 1년 연장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