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최성국 지식사회부 기자) 광주시가 최근 맥쿼리인프라펀드측과의 민자도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축제 분위기입니다. 시내 곳곳에는 이번 승소로 “광주시가 수천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게 됐다”며 이는 “강운태 시장의 뚝심의 승리”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내걸렸습니다.
광주시는 이번 소송으로 맥쿼리측이 도로 운영사에 고리대를 놓아 고율의 이자를 챙기고 부실해진 회사 재무구조를 핑계로 법인세 등 세금을 포탈해온 것을 바로 잡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3일 원고측인 광주순환도로투자㈜가 광주시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광주시가 그동안 과장된 성과를 고의적으로 유포해왔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광주순환도로투자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두암 IC~지원 IC, 5.67㎞) 운영사업자로 맥쿼리인프라펀드가 100% 출자한 업체입니다.
정원철 대표 명의로 배포된 자료에서는 “광주시가 법원의 판결에 따라 2028년까지 3479억원의 이자를 절감하게 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광주시의 주장대로 자본구조가 원상회복돼도 회사의 이익은 주주에게 배당될 뿐 광주시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또 회사의 자본구조 변경으로 그동안 광주시의 재정부담액이 증가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의 재정부담액(MRG)은 통행량 부족분에 대한 차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회사 재무구조와는 무관한 사항이며 늘어난 이자비용에 대해 시가 재정지원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소송에서 광주시가 자본구조 원상회복 부분은 승소했지만 차입금 증가에 따라 맥쿼리 측에 추가 지급된 이익금은 정당하다는 법원판결도 강조했습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펀드는 상장사로 국내투자자 지분이 76%에 이른다는 점과 민자사업의 투자를 위해 설립된 회사는 일반 회사와 달리 통상 30년의 운영기간이 끝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돼 연구개발 등의 목적으로 잉여자본금을 유지하지 않는다는 해명도 덧붙였습니다. 맥쿼리측이 수익극대화를 위해 교묘한 방법을 쓰고 있다는 비난여론을 다분히 의식한 문구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도로운영사의 재무구조가 부실해지지 않았으면 많은 투자도 하고 고객 서비스 질도 나아질 뿐 아니라 시가 부담하는 MRG를 줄일 수 있는 여지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변칙운영에 제동이 걸리면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간접효과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광주시의 이번 승소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올해 예정된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시장 치적을 적극 홍보하려는 심정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성과도 부풀려지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광주시가 잠시 잊은 건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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