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최근 화장품 업체들이 잘 팔리는 제품을 중심으로 용량을 늘린 버전을 내놓고 있다. 불경기에 고객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으면서 실속을 찾는 소비자들과 재구매 고객을 겨냥해 내놓은 복안이란 진단이다.
10일 미국 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이날 '울트라 페이셜 크림', '투명 에센스' 등 베스트셀러 3종 제품의 대용량 한정판을 출시했다. 용량이 늘면서 가격도 올랐지만 ml당으로는 소용량 상품 대비 최대 33%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남성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랩 시리즈는 오는 17일부터 데일리 모이스춰라이저인 '인스턴트 모이스춰 젤'을 기존 용량의 두 배로 늘린 제품을 한정 판매한다. 용량이 기존 제품의 두 배인 100ml란 점을 감안하면 ml당 단가는 본품의 30% 가까이 할인된 수준으로 낮췄다.
앞서 지난 6일 CNP 차앤박화장품은 스테디 셀링 제품인 'CNP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을 대용량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용량인 10ml 에서 50% 늘어난 15ml를 담았으나 가격은 기존 그대로다.
이 같이 최근 화장품 업체들은 기존 제품을 한정 기획상품으로 용량을 늘려 출시하거나 혹은 리뉴얼을 단행했다.
화장품업계에선 이 같은 시도가 베스트셀링 상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높고, 재구매 고객 확보 및 이탈 방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도 진단했다.
또한 대용량 제품의 ml당 단가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해 신규 고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NP 차앤박화장품 관계자는 "재구매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이번CNP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 리뉴얼을 단행했다"며 "ml당 단가가 저렴해지면서 리뉴얼 후 제품에 대한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어 홍보효과가 크다"며 "기존 제품보다는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판매량 증가 효과 등을 감안하면 화장품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보지 않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 대용량 제품 중 수분 관련 제품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겨울철 건조해진 피부로 기초 보습관리 제품 수요가 늘면서 이를 염두에 두고 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