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관광객 늘었지만 씀씀이는 줄었다

입력 2014-01-06 06:58
여행산업

작년 한국 방문 8% 늘어 1200만명
관광지출은 1인당 1130달러로 3% 줄어


[ 김명상 기자 ]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지갑은 덜 열었다.

지난달 3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KCTI)이 발표한 ‘KCTI 가치와 전망’ 29호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래 관광객은 약 1200만명(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8% 늘어났으나 총 지출액은 15조4700억원으로 오히려 3%가량 줄었다. 외래관광객이 쓰는 1인당 평균 관광지출액도 전년도 1207달러에서 1130달러로 줄었다. 1인당 77달러씩을 덜 쓰고 간 셈이다. 외래 관광객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은 주요 구매층이었던 일본인 관광객이 엔화 약세로 인해 감소하고,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외래 관광객의 씀씀이가 줄면서 생산유발 효과도 전년도 26조41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5조5700억원으로 줄었다. 관광산업 외 연관 산업의 일자리를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 역시 33만3994명에서 32만3423명 선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연구원은 외국인 관광객의 양적 성장은 물론 관광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인바운드 목표시장 확대 △관광-항공 협력정책 추진 △외래 관광객 불편사항 개선 △관광상품 및 서비스의 품질 제고 △시장 및 관광객 선호에 대한 맞춤형 대응 △고부가가치 융·복합 관광상품 육성 △관광정책 추진 기반 정비 등을 적극적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방한 일본인 및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전체 외래관광객 수요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변동 등에 따라 관광객 급감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만큼 시장 다변화가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해외여행 성숙도, 아웃바운드 성장 가능성, 외교 관계 등을 감안해 동남아 러시아 중동 등으로 목표 시장을 확대하고, 비자발급 기준 완화 및 절차 간소화 등의 정책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항공기 좌석 공급의 확대도 숙제다. 외래 관광객 및 국민 해외출국자의 94%가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에서 항공 좌석 공급 증대가 필요하며, 지방공항 육성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취항 노선 확대가 가능하도록 규제 완화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신혼여행객 수요를 겨냥해 웨딩 촬영이나 토털 웨딩서비스 상품 등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인도를 비롯한 미주 및 중동 등 유망 잠재시장에 대한 맞춤형 전략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