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으로 본 2014년 國運] 활달함이 질병 쫓는다 여겨…'영혼 인도자' 상징, 무덤 속에 장식물 넣기도

입력 2013-12-31 21:34
우리 문화 속 말


[ 박한신 기자 ] 말은 12지의 일곱 번째 동물이다. 시간은 정오, 방향은 정남이다. 그야말로 태양이 머리 위에서 빛나는 시간과 방향인 셈이다.

말의 이런 특성 때문에 귀신과 질병을 쫓는 부적에 많이 나타나 있기도 하다.

말은 ‘영혼의 인도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죽은 이의 영혼을 태워 저승으로 인도하는 모습은 고종·순종 국상(國喪) 때의 죽산마·죽안마 및 상여 장식, 옛 무덤 안팎의 말 장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박혁거세 신화나 아기 장수 전설 등에서 보듯 지도자의 탄생을 미리 알리는 전달자로 인식되기도 했다.

다른 동물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 덕분에 식용에서 승용으로 전환돼 활용됐던 말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관리 대상이었다. 말 한 필을 노비 2~3명과 맞바꿀 정도였고, 신분이 높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었다.

말은 또 군사 및 공무(公務) 목적으로 이용되는 동물이었기에 국가 기간산업으로 다뤄졌다. 각 왕조는 마정(馬政)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운영하기도 했다. 말의 건강을 기원하며 국가에서 직접 제사를 지냈고 역참(驛站) 마을에서는 말을 신으로 여겨 모시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 와서는 기마문화 전통이 사라지고 소를 중심으로 하는 정적인 문화가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