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기에 애를 먹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계열 4개사가 원래의 '패키지 방식'대로 매각 절차를 재개할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농협금융지주가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24일 우투증권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 우투증권 패키지는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자산운용 등 3개 계열사를 묶어 파는 '1+3' 방식의 매물이다.
앞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불발됐다. 패키지 일괄 매각을 고수하자니 '헐값 매각' 시비로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따로 떼어 팔자니 정부 원칙이 위배된다는 우려에서다.
우리금융이 다시 일괄 매각을 진행하는 데는 우투증권만 높은 가격에 떼어 팔아도 남는 장사가 아닐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과 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증자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본입찰에서 각각의 변수에 고르게 베팅한 농협금융지주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총 가격 측면에서도 농협금융이 KB금융을 1500억원 앞선다.
농협금융은 우투증권에 1조원, 생명보험에 600억원, 저축은행에 400억원, 자산운용에 500억원을 제시했다. 관심을 모았던 KB금융의 경우 생명보험과 저축은행에 최저가격보다 각각 1500억원, 500억원 낮은 가격을 써냈다. 사실상 인수 의사를 접겠다는 뜻이다. 우투증권에는 농협금융보다 높은 1조2000억원을, 자산운용에는 동일한 500억원을 적었다.
그러나 '헐값 매각' 시비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일괄 매각을 고수한다는 것. 농협금융이 패키지에 제시한 1조1500억원은 정부나 우리금융이 기대하던 가격(최대 1조5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장 매력적인 매물인 우투증권에 KB금융이 농협금융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KB금융을 떨어뜨리는 점 역시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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